"세상에 완벽한 행복이 어딨겠어? 그런 건 허상일 뿐이야."

‘인간은 본질적으로 행복보다는 고통에 가까운 존재입니다.’
대학 시절 인문학 특강 시간, 강사는 이런 말을 했다.
‘자, 떠올려보세요. 행복의 순간과 고통의 순간. 어떻습니까? 행복은 아주 추상적인데 반해 고통은 매우 구체적인 모습을 가지고 있어요. 당연한 겁니다. 그래서 인간은 고통을 통해 실존을 경험합니다.‘
<행복의 방법>이라는 진부한 제목의 특강이었다. - P159

"그런데 말이죠, 행복배틀에서 이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요? 더 행복해질 필요도 없어요."
"......."
"남의 행복을 부수면 되거든요."
섬뜩한 목소리가 공기 중에 흩어졌다.
그래서 남의 행복을 차례대로 부순 유진이 행복배틀의 승자라는뜻인 걸까.
아니다, 결과론적으로 유진은 가장 처참한 패자다.
그렇다면.
"송정아 씨도 누군가의 행복을 부숴본 적이 있군요."
정아는 빤한 얼굴로 미호를 쳐다보다 입을 열었다.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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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담긴 컵에 아주 작은 잉크 방울을 떨어뜨린 적은 있죠."
의심이란 그런 거거든요.
정아가 덧붙인 뒷말이 연기처럼 흩날렸다. - P181

둘 사이에서 암묵적으로 동의해온 침묵. 그 대가로 인한 관계의평화. - P189

그래, 죄책감이었을 것이다.
유진에게 느꼈던 죄책감의 시발점.
친구의 불행과 비교하며 안도했을 뿐만 아니라 그 순간, 자신의고민을 해소해버렸다. - P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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