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야 순발력이 대단히 좋았다면 애초에 글을 썼을 리가 없다. - P36

이제는 작가와 독자의 관계가 그렇게까지 이성애적이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여성이 여성의 이야기를 읽기 시작하자, 영환은 박탈감이라도 느낀 것일까? 계속 그렇게 비틀린 시선으로 세계를 바라보면 작가로 살 수 있는 기한이 줄어들고 말 텐데………. 복수는 그렇게 세계가 대신해주는 걸지도 모른다. - P39

‘우리 다음에 서울 가면 여기 안 갈래요?‘
주소를 보니 이태원이었다. 외국인이면 다 이태원가고 싶어 하는 줄 아나!
하지만 사실 마리는 엄청 가보고 싶었다. 쪽지도 잡지도 탁상 달력 밑에 슬쩍 접어두었다.

늦봄에 마리는 집으로 돌아갔다. 소백산에서는 아니었지만 돌아가 소행성을 하나 발견했다. 반점 같은 크레이터가 많은 소행성이었기 때문에, 마리는 ‘살쾡이 클레어‘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이름의 기원을 아는 사람도, 제대로 발음하는 사람도 많지 않다. 마리와 마리의 친구들만 알고 부른다. - P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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