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일이 모두 정리되면 넌 누구를 택할 거지?
아주 짧은 순간, 그녀의 손가락이 멈칫했다. 하지만 이내 타이핑을 이어갔다.
-글쎄. 난 아직 석진환이라는 사람과 다시 시작할지도 결정 못 했는데.
-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왜 그걸 나한테 물어? 애초에 날 떠난 건 너희였는데.
-타자를 두드리는 소리가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했다. 당황한진환은 허겁지겁 변명을 찾아야 했다.
- 그때 그랬던 건…날 위해 떠났다거나, 놓아준 거라거나 그런 소릴 할 거면 그냥 입 닫아. 진부한 연애 이야기로 흘러가는 건 딱 질색이니까.
그는 하려던 말을 집어넣었다.
-그냥 이것 하나만 알아줬으면 해. 우리 사이에서 있었던일들, 그때의 감정들, 우리 관계를 가장 잘 기억하고 있는 사람은 나라는 거.
여울은 그 말을 읽자마자 참지 못하고 폭소를 터뜨렸다. 한참 깔깔거린 후에야 호흡을 되찾은 그녀는 그에게 이렇게 말했다.
"너 무슨 선거 출마하니?" - P2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