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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 ㅣ 철학 소설 시리즈
이근오 지음 / 운화 / 2026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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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몰입』_이근오작가
<<철학소설..이라는 말 들어봤나요. 전..처음인데 너무 좋았어요>>
이근오 작가의 『몰입』은 니체 철학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었다. 철학자 한 사람의 삶을 따라가며, 그가 겪었던 사랑과 상실, 고독과 절망을 통해 철학이 어떻게 탄생했는지를 보여 주는 철학소설이다. 그래서 나는 ‘철학자 니체’보다 ‘인간 니체’를 먼저 만나게 되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한 사람의 철학을 다른 사람의 철학으로 이해하려는 습관이 있다. 서로를 엮어 보고, 비교해 보고, 왜 다른 생각에 이르렀는지를 자꾸 찾게 된다. 사람이 다르니 철학도 다른 것이 당연한데도, 그 차이가 궁금하다. 『몰입』을 읽으면서도 결국 내가 붙잡고 있던 질문은 하나였다.
‘인간은 무엇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가.’
그 질문은 자연스럽게 바그너에게 닿았다.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엇인가』를 읽으며 바그너가 오래 마음에 남아 있었기에, 어쩌면 나는 그를 조금은 옹호하고 싶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몰입』을 읽으며 다시 떠올랐다. 왜 톨스토이는 바그너를 모조예술이라 했을까. 니체는 처음부터 바그너를 부정했던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바그너를 통해 인간을 변화시키는 고귀한 예술을 보고 싶어 했다. 잠시 사람을 취하게 만드는 화려한 예술이 아니라, 삶을 흔들고 인간을 바꾸는 진실한 예술 말이다.
그 지점에서 문득 생각했다. 표현은 달랐지만, 결국 톨스토이와 니체 모두 ‘진실한 예술’을 갈망했던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 내게 깊은 감동을 준 것은 니체의 사유였다. 사랑하는 스승이었지만 진실이 아니라면 떠날 수 있었고, 누구보다 깊이 사랑했지만 그 사랑에 자신을 잃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쉽게 잊은 것도 아니었다. 그는 오래 슬퍼했고, 끝없이 고민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마저 끊임없이 의심하며 끝내 진실이라 믿는 곳을 향해 걸어갔다.
그 길은 상실의 연속이었다.....
쇼펜하우어를 넘어야 했고, 바그너와 결별해야 했으며, 동생과도 멀어졌다. 아무도 자신을 이해하지 않는 절대적인 고독 속에 남겨졌지만, 그는 그곳에서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고독 속에서 자신의 철학을 완성해 갔다.
소렌토의 마지막 밤..
“어두워야만 비로소 보이는 별이 있는 법이니까요.” _ “그 별을 보려면, 더 깊은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겠군요.”
보통 사람이라면 어둠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니체는 별을 보기 위해서는 어둠을 통과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 순간 나는 초인이라는 말을 조금 이해하게 되었다. 초인이라고 고통을 느끼지 않는 존재가 아니었다. 사랑했고, 상처받았고, 질투했고, 외로웠으며, 병들었던 한 인간. 약하게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을 자신의 사유로 끝까지 견뎌 내고, 마침내 새로운 가치로 바꾸어 낸 사람이었다.
소로도, 톨스토이도, 그리고 니체도 결국 내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 삶은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인가.”
다행히 지금의 나는 망설이지 않고 대답할 수 있다. 이 삶은 내가 선택한 삶이라고. 연구년이 시작되었을 때 소로는 내게 숲으로 가라고 말했다. 세상의 시선보다 나 자신의 삶을 먼저 선택하라고. 그리고 지금, 니체는 말하는 것 같다.
고독을 두려워하지말라고. 거부하지 말라고.
『몰입』을 덮고도 오래도록.. 남았다. 끝없이 질문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것마저 의심하며, 가장 깊은 어둠 속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던 그의 삶의 태도. 나 역시 그렇게 사유하고 싶었다.
이분법적인 답에 쉽게 안주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끝까지 바라볼 수 있는 사람.
사랑하는 것도, 믿는 것도, 나 자신마저도 질문할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사람.
아마 그것이 『몰입』이 내게 남긴 가장 “그다운” 모습인것 같다. 그리고 책을 덮은 지금도 드는 생각은 하나다. 니체라는 철학자보다, 니체라는 한 인간이 참 멋있었다.
@gbb_mom @ppoppory_ @today_word.kr 르온서평단을 통해 이근오작가의 『몰입』을 만날수 있었어요.
철학이라는 어려운 문장을 이해하기 위해 책 여기저기에 해석을 끄적였는데.. 다시 보니 ‘이 남자 멋지다‘ 라고 쓴 끄적임이야말로 내가 『몰입』을 읽으며 만난 니체의 모습이었던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