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절(들)
클레르 마랭 지음, 류재화 옮김 / 사람in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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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절』 리뷰

살면서 ’단절‘이라는 단어를 거의 입에 올리지 않은것 같다.

단절이 주는 느낌은 이별, 상실, 무언가를 잃는것, 포기..
찐 파란색과 제목이 묘하게 이끌었고 철학적인 문장들은 단절을 전혀 다른 얼굴로 마주하게 하였다.

단절은 단어의 뜻처럼, 삶을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나를 살리기 위해 한번쯤 숨을 고르는 틈을 주는 것이었다. 연인과의 이별, 가족과의 거리, 병, 마음의 상처, 나의 자녀와의 분리..인생의 사건마다 우리의 삶은 수 없이 잠시 끊어지고 다시 이어지며 흘러갔다.

어쩌면 살아간다는 것 자체가 단절을 피하는 일이 아니라, 단절 이후 나를 이어 붙여가며 새로운 단절을 맞이하는 것 아닌가 싶다.

처음에는 ’단절‘ 이라는 철학적 개념이 쉽게 와닿지 않아서, 어려웠지만 책장을 넘길수록 중요한 것은 단절 자체가 아니라, 그후에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었다. 그리고 단절을 실패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오히려 나를 가장 지켜준 것은 놓아야 할 것을 놓았던 순간들이었다는 것. 사람도. 관계도. 과거도. 나를 아프게 했던 생각들이 그때는 상실이라고 생각했지만. 지나고 보니.. 계속 그것만 붙잡고 있지 않도록 단절해준 덕에 지금의 내가 있었다.

“모든 삶은 방향의 변화, 갈림길, 단절과 도약, 뻗어나감, 싹틔움, 괄호를 지닌 약간 미친 문장.”

“당신의 실루엣이 풍경 속의 작은 디테일처럼 희미해졌습니다.”

“두 번째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전의 세상에서 죽어야 한다.”

문장이 물론 쉬운 문장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문장은 언제나 이해보다 먼저 마음에 닿았다. 한 문장을 읽고 오래 멈추고, 다시 읽고, 밑줄을 긋는 시간이 참 좋았다. 이제는 ‘단절’이라는 단어가 예전처럼 슬프게만 들리지 않는다. 때로는 삶이 나를 버리는 것이 아니라, 더 오래 살아가게 하려고 잠시 숨을 고르게 하는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까. 이 파란 책은 오래도록 내 책장에, 그리고 내 마음에 남아 있을 것 같다.

@gbb_mom @water_liliesjin @saramin_books
르온서평단(단단한맘&수련)을 통해 도서를 제공받았고, 덕분에 너무 즐거운 사유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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