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는 미국 역사상 두번째 여성 연방 대법관으로 처음에는 인권 변호사로 일했던 만큼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 향상과 차별 철폐에 힘 썼던 인물이다. 이번에 긴즈버그의 의견서와 판결 의견문을 모아 차별에 맞썼던 기록을 모은 책을 블랙피쉬에서 번역해 출판했다.


2. 미국은 공적인 부분에서 젠더뿐 아니라 종교, 인종에 대해 차별에 굉장히 민감하다고 알고 있었는데 긴즈버그가 한참 활동할 20세기 중후반, 심지어는 21세기가 되서도 성차별에 대해 의외로 후진적인 법 해석이 이루어졌고 보수적인 입장도 만만치 않았다는 점이 책을 읽으며 놀라웠다.

3. 1부의 경우 긴즈버그가 의견을 제출한 여러 여성 차별 사건에 대해 다루고 있다. <리드 대 리드 항소인 의견서> 에서는 아들이 죽은 후 남성이 여성보다 유산 집행인으로 적합하다는 사법적 판단으로 전 남편에게 집행인 자격을 뺏긴 사례를 다루고 있다. 원래 해당 주의 법에서는 이해관계자가 모두 집행인으로 선정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또, <미국 대 버지니아주 다수 의견>에서는 남성만 입학할 수 있는 버지니아 사관학교가 교육취지상 남성만 받을 이유가 없음에도 여성을 받지 않아 차별을 했다고 지적한 경우다. 해당 학교는 지적을 받자 급하게 버지니아 여성 리더십 학교라는 것을 세워 이것으로 다양성도 확보했다고 하지만 긴즈버그는 여성 학교의 예산이 같지 않고 여전히 버지니아 사관 학교의 역사와 전통, 졸업생의 인맥에 관한 혜택은 오직 남성에게만 열려있다고 지적한다.

4. 1부의 백미는 <레드베터 대 굳이어타이어>로 19년간 굳이어 타이어 관리자로 재직한 여성 관리자인 레드베터가 성과가 나쁘지 않음에도 19년차에 접어들어 자신의 남성 부하보다 연봉이 작다는 것을 알게 되자 회사가 성별로 인해 임금에 차별이 생겼다고 소송을 건 케이스다. 쟁점이 됬던 부분은 불법 고용 관행이 발생한 후 180일 내에 차별 고소를 제기해야되는데 레드베터는 이미 20년 가까이 근무했으므로 제기된 사안은 시효가 이미 넘었다는 것이다. 긴즈버그는 소수 의견이나마 다른 직원들의 임금을 알기 어렵고 정보가 은폐된 상황에서는 해고, 승진, 전근과 다르게 임금의 경우 장기간 축적되어야만 차별을 알아챌 수 있다는 누적 효과를 대법원이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 1부에서 특이했던 부분은 <크레이그 대 보런 의견서> 부분으로 오클라호마주에서는 도수가 3.2도 이하인 맥주를 구입할 자격을 여성이 남성보다 어린 나이에 구입할 수 있는 법이 있는데 긴즈버그는 이것이 일견 여성에 대한 혜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실제적으로는 젠더에 대한 일반론적인 고정 관념에서 나온 것으로 두 성별이 허용되는 연령이 다를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고 지적한 점이다.

6. 생각보다 본 책을 보면 긴즈버그의 주장이 다수 의견이 되지 않고 주로 의견서나 소수의견으로 실려있다. 하지만 그러한 의견들이 이후 새로운 법이 생기거나 과거의 법이 폐지/수정되는 등 재판에서 이기지 않았어도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도 인상적이다.

7. 1부를 읽으면서 시대를 뛰어넘는 '뛰어난 생각'이 '후진적인 법/판결'을 고치는데 중요하다는 점이 느껴졌다. 사회와 문화, 사상의 변화가 법을 바꾸기도 하지만 법과 판결에서의 변화가 역으로 사람들의 생각과 행태를 바꾸는 만큼 평등을 위한 법적인 노력이 중요하다.

* 본 서평은 블랙피쉬 출판사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군사훈련 외 여러 면에서 버지니아 여성 리더십 학교는 버지니아 사관학교와 동등하지 않다. (중략). 버지니아 여성 리더십 학교 졸업생은 버지니아 사관학교의 157년 역사와 특권, 영향력 있는 졸업생 인맥과 관련된 혜택을 기대할 수 없다. - P59

대법원이 즉각적인 고소를 주장하는 것은 임금 차별의 특징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레드베터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임금 격차는 시간을 두고 이루어지곤 한다. (중략) 격차가 분명하고 커졌을 때, 즉 현재 연봉의 비율로 인상 액수를 계산하는 상황이 되어야 피고용인이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 (후략) - P66

최종 주장에서 대법원은 본 소수 의견으로 ‘비록 피고용인이 당시 결정에 관한 모든 사항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20년 전 단일 결정에 대한 소송을 가능하게 해줄 것이라고 한다. (중략) 지각 있는 판사라면 그와 같은 방만한 소송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다. - P7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미국주식 스팩투자법 - 스팩투자 최다 질문에 답하는 단 한 권의 책
리차드(이명진)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작년 2020년 한해 SK바이오팜, 카카오게임즈, 빅히트 등 공모주 청약 열풍이 매우 거셌었다. 2021년에는 소액으로도 주식을 배정받을 수 있는 '균등배정'제도가 시행되면서 더욱 청약 열기가 핫해졌다. 그런데 이번 해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 SK아이테크놀로지, 카카오뱅크처럼 굵직한 공모주 외에 '삼성머스트해브스팩5호' '한화스팩2호' 등 일반적인 주식과 다른 이름의 열풍 또한 불었었다.

​

2. 바로 SPAC(Special Purpose Acquisition Company)이다. 기업인수를 목적으로만 상장한 일종의 페이퍼 컴퍼니로 주당 대략 2천원 선에서 주가가 결정되는데, 최근 상장된 스팩 주식들이 최소 따상은 갔기 때문에 화제가 되었다. 물론, 아는 사람은 작년부터 스팩주 투자에 참여했을 것이다. 이번 <미국주식 스팩투자법>은 미국 스팩주 투자에 대한 책으로 <리차드 주식 부자 연구소>의 리차드가 쓴 책이다.

​

3. 책은 크게 세 파트로 구성되있다. 첫번째 파트인 <미국 스팩이 온다!>는 스팩의 개념, 스팩투자의 장점, 조심할 점과 국내스팩투자 대신 미국스팩투자를 해야되는 이유에 대해 소개가 되있다. 두번째 파트인 <주린이도 돈 버는 미국주식 스팩투자법>은 미국 스팩주가 상장되고 인수할 기업이 결정되고 실제 합병이 되는 과정 속에서 어떤 투자전략을 취해야할지 다룬 파트로 이 책의 핵심에 해당한다. 주린이들은 우량주에도 물리기 때문에 투자를 생각한다면 꼭 염두에 두어야할 파트다. 마지막 파트는 <황금어장! 섹터별 보물 스팩주 TOP 35>로 리차드가 경영진의 리더십, 투자 플랫폼, 과거 스팩상장 이력 등의 틀로 10억 이상 규모의 대형 스팩, ESG 섹터, 테크 섹터, 핀테크 섹터, 헬스케어 섹터 등에서 기대되는 스팩을 소개했다.

​

4. 이 책의 장점은 기존에 스팩투자에 대해 전혀 몰랐던 사람들도 스팩투자에 참여해볼 수 있고 (특히나 국내 스팩 투자에 대해서는 미국 투자보다 훨씬 간단하면서도 기본 개념은 유사하게 공유하기 때문에) 생소한 미국 스팩 투자시 주의해야할 점(책을 보기 전에 유닛, 워런트에 대한 개념도 알지 못했다)과 미국 SEC의 전자공시 사이트인 EDGAR에서 증권신고서인 S-1 를 보는 법, 절대로 하지 말아야되는 투자전략 등이 잘 소개되있다는 점이다. 또한 니콜라, 루시드모터스처럼 굉장히 핫했던 스팩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스팩주에 대한 성공 경험 또한 잘 기록되있다. (특히 챕터 2장에 자세히 기록되있다). 그리고 스팩 ETF에 대해서도 소개된 곳이 많이 없었는데 이 책에서 개념을 이해할 수 있어서 좋았다.

​

5. 아쉬운 점은 키움 증권에서 직접 투자하는 그림이라든가, 추천 종목을 소개하는 페이지가 전체 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많이 차지해 정보의 밀도가 다소 높지 않다는 점이다. 챕터 3 같이 직접 종목을 추천해야 잘 팔리는 트렌드가 이해는 가지만 이 책의 가치는 챕터 2라는 생각에 아쉬움이 든다. 또한 스팩 투자가 비록 좋은 투자방법이지만 리차드가 알려준 주의사항을 지켜도 약 1년에서 2년간 돈이 묶일 수 있다는 기회비용이 있기 때문에 저자의 실패 사례나 아쉬웠던 사례가 있었다면 더 좋은 책이 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

6. 공부할 수록 공모주, 스팩주, 실권주, 증자 후 신주인수권 등 주식에서도 주식 매입 외에 다양한 투자 방식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번 연도에 소액이지만 균등배정으로만 참여했던 공모주를 통해 꾸준한 용돈벌이를 할 수 있었으며 KODEX 200, TIGER TOP 10, SPY, QQQ, SOXX 등을 통해 국내 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과 같이 성장한다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앞으로 미국 스팩투자로도 안정적인 캐쉬플로우를 만들 수 있길 기대한다.


* 본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음을 밝힙니다.

이렇게 스팩주는 일반주 대비 엄청난 폭발력을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공모가 10달러라는 안전장치까지 보유하고 있어 주가 하락마저 제한된다. 주가 하락은 제한되고 주가 상승은 열려 있는 주식을 본 적이 있는가? 단언컨대 없을 것이다. - P29

기업 입장에서 조금이라도 더 좋게 보이려고 기업가치 또는 주식가치 대신 주석을 사용하여 작은 값인 기업인수가치를 사용하는 꼼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더라도 투자자는 수고롭지만 최소한 현재 주가가 매출액 대비 고평가 또는 저평가되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 P108

스팩의 상장 규모는 스팩 선정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기 때문에 특정 규모를 선호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최소 2억 달러 이상의 스팩이면 크기와 상관없이 매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 P18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 투자전략편 - 주식 대가 14인이 알려주는 나에게 딱 맞는 투자전략, 2020년 완전개정판 ㅣ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
강병욱 지음 / 한빛비즈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1. 투자 관련 영상이나 공부를 하다보면 '피터 린치' '워런 버핏' 등 투자에 관심 없는 사람들도 잘 아는 이름을 쉽게 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벤저민 그레이엄' '윌리엄 오닐' '니콜라스 다비스' '앙드레 코스톨라니' 라는 이름도 쉽게 접할 수 있다. 각각 역사에 굵직한 이름을 남긴 투자자들도 그들의 인생과 전략에 대한 책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읽히고 있다. 제일 유명한 것은 워런 버핏의 <스노볼> 일 것이다.

​

2. 한의학 전공자로 살다 보면 '동의보감' 등 옛날 의서들을 현재도 한의대생과 한의사들이 배우고 있는데 낡은 지식을 배우고 있지 않는가라는 질문을 접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몇몇 과목에서 직접 배우기도 하지만 대부분 현대 한의대에서 여러 연구와 지식을 종합한 교과서를 통해서 배운다. 그리고 옛날 대가들이 썼던 처방과 약재 조합, 인체를 바라본 관점을 현재 한의학 practice를 하는데 도움을 준다.) 대부분의 질문의 의도는 공격이 목적이다. 그런데 의외로 투자 분야에서도 과거 유명했던 투자자들의 전략을 탐독해 현대적으로 적용하는 사람도 많았는데 그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잘 보지 못했다. 또 친구들 중에서는 투자멘탈을 단단히 하기 위해 투자 고전들을 일부러 수행하듯이 읽는 사람도 있었고 여러 책들에서 투자 고전들을 요약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과거 전설적 투자자들의 전략을 알고 싶다는 생각에 읽게 되었다.

​

3. 책은 크게 파트 3개로 구성되어있는데 파트 1은 가치투자, 트레이딩, 투자 전반에 대한 대가들의 인생과 투자철학, 전략이 소개되어있다. 특히 PER, PBR 등 정량적인 수치가 제시된 경우에는 키움에서 실제 조건으로 검색한 예시도 실려있다. 파트 2는 주식 투자자들이 쉽게 빠지는 심리적 오류들에 대해 설명해놨다. 저번 서평을 쓴 <살려주식시오>와 비슷한 내용을 다뤘다는 생각이 든 파트다. 읽으면서 다시 한번 나의 최근 부끄러운 매매들이 떠올랐다. 파트 3은 <저는 주식투자가 처음인데요>에서 자세히 다루지 않은 채권과 해외주식(미국, 중국, 일본)과 펀드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

4. 책을 읽으며 좋았던 점은 내가 전설적인 투자자들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와 전략들을 소개받아서 좋았다. 또한 최근 채권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해서 (진리의 TLT?) 채권 파트 또한 흥미롭게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저번 책부터 반복적으로 키움 증권사 HTS를 통해 여러 조건 검색으로 일종의 퀀트적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좋았다.

​

5. 반면에 내가 읽었던 시리즈 중에 제일 아쉬웠던 부분이 많았던 책이기도 하다. 첫째, 여러 투자자들의 전략에 대한 부분이다. 여러 투자자들을 다뤄서 그런지 개괄 수준에서는 알 수 있었으나 실제로 그들의 투자전략을 접목하기엔 예시가 많이 부족했다. 정량적 수치가 없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어떻게 적용을 해야되는지 더욱 막막했다. 둘째, 파트 2, 파트 3 부분에 대한 것이 아쉽다. 투자전략편인 만큼 다양한 투자전략을 소개받고, 현재 시점에서 어떤 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예시와 최근 등장해 참고할 만한 투자전략 등으로 가는 전개가 좀 더 자연스러운 흐름이라 생각하는데 주식 투자 심리에 대한 파트2와 채권, 해외주식, 펀드에 대한 부분을 다룬 파트3 는 책 제목과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

6. 투자 전략이 반대되는 사람도 있고 책에서 나온 저 PER인 x2, x3 는 현재 시점에서 적용하기 어려워 아쉬운 부분이 많았지만 나와 투자 스타일이 맞아보이는 과거의 투자자들을 골라 서칭해 나의 투자 전략을 다듬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그리고 특히 다양한 투자자들의 삶을 보면 상당히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난 경우나 투자와 전혀 관련 없는 삶을 살다가 우연한 기회에 입문해 꽃을 피우는 경우도 많았다. 투자를 늦게 시작해 각종 FOMO에 시달리고 아직도 조바심이 나는 나였는데 저렇게 대단한 업적을 세운 사람들도 위기 속에서 기회를 잡고 우리와 비슷한 실패를 겪어보기도 하면서 성장해나갔다는 이야기들에 투자에 대한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


* 본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주식시장에는 소수의 살 만한 주식과 대부분의 쓰레기가 있다 - 워런 버핏 - P58

흔히 주식시장에서 투자가들은 신고가를 기록하는 종목에 대해 너무 많이 올라 따라 사기가 겁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성장하는 종목은 반드시 신고가를 기록합니다. 문제는 신고가 종목을 따라 사기 이전에 철저한 종목분석이 앞서야 한다는 겁니다. - P109

니콜라스 다비스는 주식투자를 자동차 운전에 비교했습니다. 운전자는 엑셀과 핸들, 브레이크 조작법을 전문강사에게 배울 수 있지만, 전문가가가 앞차와의 거리를 얼마로 유지해야 하는지, 언제 속도를 내고 언제 감속을 해야 하는지 등을 가르쳐주지는 않습니다. 이처럼 주식을 사고파는 법은 배울 수 있지만 언제, 어떻게, 얼마나 사고팔아야 하는지는 오직 경험을 통해서만 알 수 있습니다. - P13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5리터의 피 - 피에 얽힌 의학, 신화, 역사 그리고 돈
로즈 조지 지음, 김정아 옮김 / 한빛비즈 / 2021년 7월
평점 :
절판




1. 전공 특성상 학부 때부터 혈액과 인체에 대해 배우고 나가서도 접할 상황들이 많았다. 특히 대학병원에 있을 때는 Lab를 보면서 수혈(pRBC 인지 등)을 하는 상황들도 적지 않게 봤었다. 때문에 책을 보기 전에는 거의 아는 내용이겠지 싶었지만, 그런 것은 착각이었다. 피에 관한 의학적, 생물학적 사실 뿐만 아니라 혈액 매매 시장, 각 나라의 혈액 공여 제도, 거머리(히루딘이라는 항응고 성분이 있음)의 의학적 활용사, 바이러스와 혈우병, 여성의 월경사 등 사회, 제도, 문화, 역사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었다.

​

2. 특히 저자가 직접 돌아다니면서 경험한 것들과 조사한 것들을 토대로 쓰였고 저자가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되있어서 딱딱하지 않아 읽기는 어렵지 않으나 한 장당 들어간 내용이 많아 중간에 헤맬 수도 있고 상당한 분량이기 때문에 읽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읽으면서 골수에서 피가 생성되거나 혈액을 통해 호르몬 등이 전달되고 골수 자극 호르몬 EPO나 거머리에 대한 내용은 전공상 새로운 내용은 아니었으나 특히 6장, 7장, 9장에서 여성의 월경혈에 대한 기묘한 에피소드와 역사들을 다룬 내용들은 특히 신기하였고 1장, 3장에서 헌혈과 혈액 공여 제도, 그리고 일종의 암시장인 혈액 매매 시장 등 어떤 사람이 어떤 종류의 수혈을 받아야되는지만 포커싱이 되있었던 나에게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수혈에 대해 고민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

3.다소 아쉬운 점은 한 장, 한 장이 분량과 내용이 많다보니 중간에 방향을 헤맬 뿐 아니라 각 장당 일관성이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는 것이다. 각 장마다 작은 챕터로 구분하였다면 좀 더 읽는데 수월했을 텐데 조금 아쉽다. 그리고 저자가 직접 겪은 에피소드들도 적혀있어서 원서로 본다면 보다 더욱 이야기로서 실감이 났을텐데 역서로 접해서 아쉬웠다.

​

4. 과거 미신적인 측면에서 생기(Vital energy)의 상징이었던 피가 실제적으로 현재까지 사람을 살리고 있고 최근에는 노화와 관련되서 연구도 되는 등 피의 다사다난한 역사를 책을 통해 살펴보면 인간의 피에 대한 욕심은 과거나 현재나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앞으로는 기술이 더욱 발전해 인슐린처럼 쉽게 혈액을 맞춤형으로 합성해 수혈을 받지 못해 죽는 사람들이나 암시장에서 혈액 노예로 팔리는 사람들이 없으면 좋겠다.


* 본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게 안정된 혈액 공급 체계가 이렇게 고군분투한다면, 다른 나라들은 도대체 어느 정도일까? - P45

며칠 뒤 어떻게 그렇게 차분할 수 있느냐고 물었더니, 브로히는 겉보기에만 침착할 뿐이라고 답했다. 차분해 보였던 대응은 사실 군대를 제외하면 어디에도 비길 데 없이 적극적인 외상 치료였다. - P383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눈 떠보니 선진국 - 앞으로 나아갈 대한민국을 위한 제언
박태웅 지음 / 한빛비즈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 최근 유엔 산하에 개도국에 대한 기술 지원해주는 기구인 UNCTAD 에서 대한민국의 지위가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격상됬다는 뉴스가 나왔다. UNCTAD는 다소 생소할 수 있지만 2019년도에도 세계무역기구인 WTO에서 대한민국의 개도국 지위가 상실된 것과 비슷한 맥락이다. 비록 둘다 글로벌 경제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한민국이 사실상 선진국이지만 개도국의 혜택을 체리피킹한다는 비판에서 반강제적으로 이루어진 감이 있지만 GDP 등 외적인 지표에서 앞으로 따라가야할 나라보다 우리를 쫓아오는 나라가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

2. 본 책은 IT 분야에서 경력을 갖고 현재는 한빛미디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박태웅 씨가 여태까지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분석하고 문제점을 지적해 저자 나름대로 해결방안을 제시한 책으로, 책띠에서 보여주는 불안한 문구(김어준 다스뵈이다가 인정한 IT 현자)에도 불구하고 정치적으로 편향되지 않고 문제점 및 해결방안도 납득이 가는 책이었다. 아내 분이 저번에 내가 서평을 썼던 <상식의 재구성>의 저자였는데 부부가 모두 자신의 관점으로 대한민국의 발전사를 비판적으로 분석했다. <상식의 재구성>은 문제점 지적에 집중했다면 이 책은 해결방안 제시, 특히 IT와 R&D 쪽의 개선책 제시에 집중했다.

​

3. 책의 1부 <선진국의 조건>에서는 저자가 생각하는 진정한 선진국의 조건을 제시하는데 단순히 GDP의 성장이 아니라 중산층의 증가, 신뢰자본의 축적(특히 저자가 IT계열에서 일했기 때문에 정부과제에서 불필요하게 점검하고 긴 허가기간이 필요해 연구주제가 구려지는 문제점을 지적함), 상명하복식 정책 진행이 아닌 바텀업식 정책(예를 들어 백서가 아닌 녹서의 제작. 일방적으로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게 아니라 다양한 각계각층에서 새로운 정책이나 기술에 대한 논의 후 가이드라인 제작) 등을 제시했다. 2부 <고장난 한국 사회>에서는 사회에게 주는 잘못된 신호들로 인해 대한민국이 진정한 선진국이 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깊이있는 보도보다는 클릭수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포털 뉴스 알고리즘, 입시가 끝나면 교육과 지식에 무관심해지는 교육, 자본과 긴밀하게 결탁한 언론, 소수의 재벌기업이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착취하고 버리는 기업생태계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해결책으로 서울 외 충청권, 경남권 메가시티 구축, 소부장 기업을 위한 법제시스템 구축, 5G 인프라망 구축 등을 주장했다. 3부 <AI 의 시대>에서는 제대로된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의 필요성, 데이터 포멧의 표준화(공공데이터로 아래아 한글이나 pdf를 제공하지 않고 csv 포맷으로 제공), 설명가능한 AI 도입, AI가 일으킬 차별과 사회적 문제점 모니터링 등 다양한 부문에서 AI가 만들 혁신을 제대로 맞기 위한 대응책들을 제시하고 있다.

​

4. 전체적으로 요약하자면, 저자가 보기에 현재 한국은 선진국이지만 실상은 상하청의 갑을관계, 소득/자산 양극화, 토론 문화의 부재, 입시 외 지식에 대한 무관심, 관료주의의 폐해로 인한 R&D 효율성 부족 등의 문제점을 갖고 있는 나라다. 앞으로 AI 등 첨단 기술이 대한민국의 발전을 이끌 것인데 그걸 위한 다양한 조건들인 서울 및 거점메가시티 구축, 5G 통신 인프라 구축, 데이터 친화적 환경 구축 등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

5.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공감이 갔던 부분은 정부에 CIO(최고정보책임자)와 CDO(최고데이터책임자)를 두자는 것이다. 발전된 한국 IT 인프라와 맞지 않게 아직도 정부관련 문서들은 아래아 양식을 쓰는 경우가 많고 각종 공공사이트는 트래픽이 몰리면 쉽게 서버가 터지는 등 공적 영역에서 IT 강국이 맞나 싶을 정도로 의심이 가는 부분이 많다. 이번에 정부에서 자체 구축한 백신 접종 사이트도 문제가 많아 결국 민간이랑 협력을 해서 개발을 한다고 하니 안타까울 뿐이다. 또한 주변에 대학원생이 많아 정부 관련 과제를 따고 관리할 때 행정적인 절차가 너무 많고 당대 핫한 키워드(ex AI, 3D 프린터 등)을 끼지 않으면 수주확률이 떨어진다는 문제점도 익히 들었던 이야기가 책에서 시원하게 해당 부분을 지적해줘서 좋았다. 특히 3D 프린터 기술 등 실제적인 상용화는 어렵지만 전시용으로 내세우기 좋은 기술들이 오로지 문서상 성과를 위해서 다양한 정부부처와 기관 사업에서 쓰지도 않을 3D 프린터를 두고 있다는 비판이 책의 백미라고 생각한다.

​

6. 반면에 아쉬운 부분도 있는데 일단 레퍼런스가 충실하지 않다. 일부 각주로 인터넷 기사나 주소를 제시하고 있을 뿐 좀 더 심도깊은 문헌에 대한 레퍼런스가 부족하다. 또한, 제시된 표의 일부는 x축이 생략되있는 등 저자가 나아가야된다고 하는 데이터 강국과의 방향과 다소 맞지 않는 부분들이 있다. 그리고 IT 전공자임에도 책에서 정치, 경제, 사회, 언론, 교육 등 다양한 분야를 다루고 있어서 그런지 전문성이 다소 부족해보이는 파트도 있어서 아쉬웠다.

​

7. <상식의 재구성> 저자가 영화 및 언론 쪽에 경력이 있어서 해당 부분을 자세하게 풀어주고 대책 또한 현실적이었다면 이번 책은 IT 전공자가 쓴 만큼 IT와 데이터, R&D에 대한 부분이 현실적으로 적혀있어서 좋았다. 앞으로도 각 분야에서 전문성과 경력을 가진 분들이 대한민국을 다방면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방안을 내줬으면 좋겠다.

​

8. 한국전쟁, 경제발전, 민주화, IMF 및 신자유주의 정책, GDP 3만 달러 등 힘들지만 성공적인 사춘기를 보낸 대한민국은 앞으로 다가올 글로벌 경쟁 사회에서 더욱 힘든 청장년기를 맞을 것이다. 하지만 위기는 기회이기도 하다. 입시 공부에만 몰두해 다양한 것을 보지 못하던 소년이 성인이 되어 다양한 경험과 견문을 쌓아 지혜가 넓어지듯 대한민국 또한 다양한 사람과 생각을 포용할 수 있는 지혜로운 나라가 되길 기대한다.

​

* 해당 서평은 한빛비즈의 협찬으로 제공되었습니다.

한국 사회는 돈을 많이 떼먹을 수록, 지위가 높을수록 벌을 주지 않는다. - P64

이선호 씨가 300kg 철판에 깔려 죽었다. 원청과 하청 간에 책임소재를 미루고 있다.119 신고도 깔린 지 10분이 지나서야 했다. 안전관리자도, 신호수도 없었다. 얼마나 오랫동안 같은 이야기를 거듭 거듭 듣고 있는지 모른다. - P65

‘제대로 듣는‘ 사람을 만나기가 정말 어렵다. ‘듣기‘가 사라지면 자연스레 대화와 토론도 함계 사라진다. 혼자서 대화를 할 순 없기 때문이다. - P81

법원의 판결문 미공개도 있다. 한국 사회에선 사실상 판결문을 공개하지 않는다. 공개율이 0.3%쯤 된다. - P94

K씨가 "쉬라고 해서 쉬었는데 왜 등급을 떨어뜨렸느냐"고 항의하자, 요기요는 인공지능이 하는 일이라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 P170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