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삼국유사 (문고판) 네버엔딩스토리 16
강숙인 지음, 일연 원저 / 네버엔딩스토리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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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유사를 쉽게 풀어 내려가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숙인 저자의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이 <이야기 삼국유사>이다.  저자의 상상력이 참으로 흥미로운 것은 이전의 이야기에서 좀더 뒤짚어서, 아니면 다른 관점에서 보면서 풀어주는  묘미가 있기 때문이다.   

<삼국유사>내물왕과 김제상편(이것은 삼국사기에서는 김제상이 아니라 박제상이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에 대해서는 김제상의 인간적인 고뇌, 그리고 그 가족들의 슬픔과 애절함에 좀더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습니다. 보통 박제상의 아내가 망부석이 되었다는 한 줄로 끝나는 이 이야기의 행간에 들어있는 아내의 절절한 아픔, 그리고 아버지를 잃어버린 가족의 아픔에 대해서 작가는 잘 풀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박제상의 이야기가 좀더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삼국유사> 태종 춘추공 편에 나오는 문희와 보희 이야기도 단순한 사실 - 보희의 꿈을 문희가 사서 세상을 호령하는 춘추의 왕비로서의 삶을 살게 되었다는 - 에서 더 나아가서 문희가 아닌 보희의 입장에서 풀어나가고 있습니다. 운명의 힘을 믿고 자신의 운명를 과신했던 보희는 춘추를 사랑했지만, 운명적인 것을 얻기 위해 문희에게 모든 기회를 양보하지요. 물론 내심 그렇게 할 지라도 운명은 자기 편이다라는 자신감이 있었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보희가 바라던 대로 일이 성사되지 않고 오히려 일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지요. 자신을 사랑한다고 여겼던 춘추는 문희에게 눈을 돌리고, 결국 문희가 자신의 운명을 대신 살게 됩니다. 그때 문희를 보면서 보희는 후회했겠지요. 운명도 자신이 힘쓰고 잡을 때 자신 것이 된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말입니다. 이후의 야사에는 보희가 춘추의 첩으로 들어갔다는 말이 있다고 합니다. 결국 자신의 사랑을 지키기 위해 몸을 낮추고 첩으로 들어갔을 수도 있겠지요. 
문희와 보희 이야기를 새롭게 풀어나가는 작가의 상상력에 참 재미있게 책을 읽었습니다. 너무나 멀리 있다고 생각햇던 문희와 보희가 마치 내 옆에 있는 친구들 같다고나 해야할까요? 

이후에 나오는 김현감호와 신도징의 이야기도, 서동의 이야기도 아주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색다른 시각으로 풀어보니 역사가 정말 재미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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