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문학상 수상동시집 [빵점 아빠 백점 엄마]에는 아이들의 아기자기한 일상을 생생하게 담아낸 동시뿐 아니라, 다양한 가족 이야기를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살아가는 삶의 태도를 배우고 세계에 대한 이해를 넓히며 따뜻한 마음을 북돋우는 동시들이 가득 담겨 있다. 제목부터가 일상을 풀어낸 시들이라고 힌트를 준다^^ 그래서 이 시집에 실린 시들을 읽으면서 모처럼만에 온 가족이 유쾌한 저녁을 보내게 되었다. <빵점 아빠 백점 엄마>를 읽어주니 우리집 남편은 자긴 백점은 안되어도 90점은 된다고 큰소리친다. 하기야 내가 아프면 우리 남편은 죽을 정말 잘 끓여준다. 다년간 연습의 결과라고나 할까! ^^ <방에 갇힌 날>은 우리 큰아이가 아주 공감했던 시이다. 숙제 다 할 때까지 방에서 나오지마라 쾅! 방문이 닫혔다. 방에 갇혔다. 형아, 다 했어? 아니. 형아, 얼마나 남았어? 다 해 가. 방문 앞에서 조르는 동생 동생이 거실에 갇혀 있다. 자기가 공부할 때 딱 동생이 이런다고... 재미있어 하면서 읽은 시였다. 근데 엄마인 나는 이 시를 읽으면서 괜시리 미안해진다. 혹시 내가 이랬던 것은 아닐까? 슬그머니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기도 했던 시. 아, 참 내가 좋아한 시도 있엇다. 바로 <남자들의 약속>이라는 시이다. 딱 우리집 모습이다. 이거 읽고 제목 맞춰보라고 우리집 남자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역시나 센스 많은 아빠가 맞혔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일상의 일들을 자연스럽게 시어로 풀어간 센스가 돋보이는 시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