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나무골의 겨울 초록학급문고 2
유소림 지음, 오건업 그림 / 재미마주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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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신  유소림 작가분은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학교를 다니고 직장생활을 하다가  2005년 소금강 계곡이 있는 강원도 연곡면 퇴곡리로 내려와 직접 농사를 지으면서 틈틈이 이 작품을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가? 감나무골의 겨울을 읽으면 눈앞에 시골 풍경이 그려집니다. 굉장히 실제적으로 묘사가 되어서 그런 것이겠지요. 경험에서 우러나온 묘사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라고 생각이 드네요. 

 할아버지랑 할머니랑 단둘이 사시던 후미진 산골 마을, 그런데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고 이제 할머니 혼자 남으셨답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할아버지가 아끼시던 밭과 시골의 모든 것을 두고 가실 수 없어서 서울로 올라오라는 딸 아들의 성화에도 불구하고 시골 생활을 계속 하십니다. 농사도 짓고 곶감도 만들고 하시며서요

할머니는 곶감을 만드시면서 다 따지 않으시고 많은 감들을 새들의 먹이로 남겨놓으십니다. 그리고 추운 겨울에 눈이 많이 와 새들이 먹을 것이 없을 것 같아 이리 저리 곡식 낟알도 뿌려주시고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이 참 정겨워보이는 것은 이것이 바로 예전 우리네 시골의 인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서입니다. 이제 자연과 더불어 살기보다는 콘크리트 건물과 더불어 살아가서 서로 넉넉히 품어주고 도와주는 마음과 여유가 많이 사라진 것 같아요^^::

시골의 넉넉함을 모르고, 또 할머니의 넉넉한 사랑을 잘 받을 줄 모르는 다롱이는 아마도 우리네 서울 사람, 도시 사람들의 전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의 성품과 행동 습관을 잊어버리고 길들여진 채로 살아와 밖에 나가 뛰어다닐 줄도 모르고, 다른 개들과 어울리기를 싫어하고, 똥 오줌도 집안에서 싸야 하는 다롱이는 서울 생활에 길들여진 개라서 그런 것이겠지요. 그런 다롱이가 할머니 집에 찾아온 눈이라는 개를 통해서 마음을 열고, 할머니의 사랑을 받아들이고, 개로서의 모습(?)을 찾아가는 장면, 그래서 함께 달리고 함께 눈밭에서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서 참 기분이 좋네요. 어울려서 자연 속에서 살아가다보면,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가다보면 이렇게 얼린 마음도 풀어지면서 넉넉함 속에 자연스럽게 친화되는 것 같습니다.

고즈넉한 시골의 겨울 풍경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글과 그림 속에 잘 조화되어 읽는 내내 마치 시골의 집 한 모퉁이에 있는 것 같는 착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은 재미마주의 초록 학급문고 시리즈인데요, 초록학급문고는 어린이들에게 환경과 생태를 소중히 생각하고 초록 가치의 아름다움을 일깨워주는 책이라고 합니다. 자연의 가치와 자연이 주는 감동을 꾸밈없이 전하는 책이라고 하네요. <감나무골의 겨울>을 보니 정말 그런 것 같아요^^

앞으로 이렇게 자연을 알려주고 느끼게 해주는 좋은 책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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