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똥 싼 날은 작가의 재치가 정말 번득이는 책이다. 그리고 아하 그렇구나 하고 무릎을 치며 읽게 되는 책이다. 아마 나뿐만 아니라 모든 아이들이 그렇지 않을까? 정말 공감하면서 읽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특히 주인공 쩐새우처럼 일기 쓰기 증후군이 있는 아이들이라면 말이다. 4학년이 되어서 선생님이 일기 쓰기 검사를 하지 않으신다고 하자 날아갈 듯 기뻤던 주인공 세호는 엄마의 부탁으로 세호만 일기를 매일 쓰라는 과제가 떨어지자 무척 괴로워한다. 마치 변비때문에 고생하는 것처럼 세호는 사실 일기 쓰기가 고문중의 고문인 아이였기 때문이다.^^ 그런데 엄마 때문에 "나만의 열매 따기"활동의 과제가 매일 일기 쓰기가 되었으니 정말 죽을 맛이었다. 하지만 엄마의 닌텐도 보상에 그만 넘어가 일기를 쓰게 된다. 힘겨운 일기 쓰기의 나날을 보내던 쩐새우는 어느 날 친구 여깡의 비밀을 알아 버린다. 바로 ‘비밀 일기장’에는 속마음을 털어놓지만, 선생님이 검사하는 ‘공개 일기장’에는 가짜 일기를 쓴다는 사실이다. 세호가 일기장에 그런 사실을 이름을 감추고 쓰자 선생님은 말하고 싶지 않은 비밀이 있으면 일기장에 적되 그 페이지를 반으로 접어서 내라고 하신다. 그러면 보지 않겠다고 말이다. 열심히 일기를 쓰다가 세호는 그만 친구와 열심히 컴퓨터 게임을 하는 바람에 일기 쓰기를 까먹고 가게 된다. 바로 농장 파티에 가기 일주일 전에 말이다. 고민하던 세호는 하루치 일기를 빼먹고는 비밀 일기를 쓴 척하고 반을 접어 낸다. 그리고 무사히 ‘나만의 열매 따기’ 스티커 판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었다. 그러나 당일날은 무사히 위기를 넘겨 좋아했지만, 점점 세호는 괴로워한다. 선생님을 속였다는 사실 때문에 선생님을 똑바로 보지도 못하고, 선생님이 도덕 시간에 말씀하신 양치기 소년의 이야기를 듣고 움찔한다. 결국 ‘나만의 열매 따기’ 마지막 날, 세호는 자신이 선생님을 속인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러면서 선생님이 왜 일기 쓰기가 똥 누기와 같다고 말했는지 깨닫는다. 마음이 마치 변비였다가 똥을 싼 것처럼 시원해졌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정말 장에서도 신호가 왔다. 똥을 아주 쑥 뺐다.^^ 이야기를 읽다 보면 세호의 마음이 그대로 전해진다. 그리고 정말 일기 쓰라고 하면 얼굴이 구져기는 아이의 얼굴이 떠오른다. 이녀석도 세호처럼 일기 쓰기가 힘들었겠지. 하지만 마음의 똥 싸기가 얼마나 기분좋은 일인지 아마 이 책을 보면 저절로 느낄 것 같다. 예강이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주시고 보듬어주시는 선생님의 마음이, 세호의 솔직함을 높이 사주신 선생님의 배려가 참 기분좋았고, 이런 사건을 통해서 또 훌쩍 마음의 키가 커가는 아이들의 모습도 너무 사랑스럽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재미가 더 쏠쏠하다. 모든 아이들에게, 특히 일기 쓰기를 괴로워하는 일기 변비증에 걸린 아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