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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땅꽁 왕자의 키크기 프로젝트
박정수.조애경 지음, 이정욱 그림 / 꿈소담이 / 2009년 1월
평점 :
우리 아이들은 엄마를 닮아서인지 키가 좀 작은 편이다. 그래서 그런가 키에 대해서 은근히 신경이 쓰였지만, 아들 녀석은 태평이다.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아빠의 마인드를 닮아서였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좀 긴장해야 할 터인데 너무 긴장을 안해서 걱정이었다. 그런데 사정이 달라진 것은 바로 학년이 바뀌고 나서였다. 새 학년이 되어서 새 학급에서 키 순서대로 번호를 정하는데 우리 아이가 바로 1번이 된 것이었다.
그날 집에 온 아들 녀석은 풀이 죽어있었다. 왜냐고 물으니 1번이 되어서 그렇다나.(사실 작년엔 키번호가 2번이었다. 그래도 괜찮다고 하던 녀석이었는데...) 2번이랑 1번은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하면서 연신 강조한다. 자기보다 키 작은 애가 한 명도 없다는 것이 충격이라나 뭐라나.
그러더니 인터넷에서 이 책을 검색하곤 읽고 싶다고 졸라대었다. 바로 자기가 원하는 책이라는 것이다. 키크기 프로젝트라..
아이가 열심히 읽더니 아주 진지해졌다. 말하지 않도 10시만 되면 잠을 자야 한다고 설쳐대고(^^), 평소 안 먹던 음식도 먹으려고 노력하고, 그렇게 하기 싫어하던 운동도 해야 한다고 야단이었다.
마침 책에도 농구가 키 크는 운동으로 나와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해서 할 수 없이 농구 프로그램에 등록도 시켜주었다. 또 밤에는 갑자기 바나나나 우유 타령이다. "왜 그래?"하고 물으니 바나나나 우유가 수면에 도움이 되고, 잘 자야 성장호르몬이 잘 나와서 키가 큰단다.
" 그런 건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바로 이 책에 나와있다고 대답한다. 그래서 찾아보았더니 "바나나에는 트립토판이 들어있고, 이 트립토판은 셀로토닌을 만들어네는 데, 이 셀로토닌은 수면의 리듬을 조절하는 멜라토닌을 만든다. 그리고 우유는 세로토닌이라는 물질이 들어있어 뇌를 진정시키는 작용을 해서 따끈하게 데운 우유에 꿀을 타서 마시면 깊은 잠에 들 수 있다"고 쓰여있다. 그래서 바나나가 필요하다고 하고, 우유를 데워달라고 했구나하고 뒤늦게 알았다.
또 하나 아이가 책을 통해서 알려준 사실. 줄넘기는 좋은 운동이지만 시멘트 바닥에서 30분 이상 지속적으로 하면 발목이나 무릎 성장판에 충격을 줄 수 있으므로 흙이나 마룻바닥처럼 충격이 덜한 곳에서 해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20회 정도 하고 1-2분간 쉬고 또 20회 정도 하는 식으로 해서 하루 200회 정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나와있다.
이제까지 무식하게 시멘트 바닥에서 아이랑 운동을 했는데, 오히려 성장판에 충격을 줄 수 있었다니.! 이래서 알아야 한다.
구지라는 별의 왕자인 왕땅콩 왕자가 키가 작아서 고민할 때, 지구에서 날아온 의사 2명이 쭉쭉이와 쑥쑥이가 되어서 왕땅콩 왕자에게 키 크는 것에 대해 조언도 해주고, 같이 도와주는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이 만화는 재미와 함께, 읽으면서 아이들이 어떻게 하면 키가 크는지, 키가 크게 하는 요인은 무엇인지, 어떤 운동이 좋은 지, 어떤 음식을 먹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잘 알 수 있게 구성되어 있다.
만화라서 무리없이 읽힐 수 있고, 그러면서 키 크는 데 있어 좋은 상식들을 알 수 있어서 일석이조인 책이다.
덕분에 아이은 운동도 열심히 하고, 잠도 일찍 자려고 노력하고, 음식도 가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또 키 크는 체조도 하려고 노력한다.
이것이 다 책이 주는 효과고 힘이다. 역시 책을 통한 가르침은 엄마가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