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먹는 남자 올 에이지 클래식
데이비드 알몬드 지음, 황윤영 옮김 / 보물창고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이 글의 시대적 배경은 1962년이다. 1962년은 냉전 시대였다. 당시 쿠바 미사일 위기 사건이 바로 이 책의 주요한 배경이다. 당시 쿠바는 반미주의가 강했을 때였으며, 소련 연방에게서 대륙간 탄도미사일을 구매해 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였다고 한다. 미국이 쿠바의 미사일 조준 위치를 수차례 정찰로 밝혀내었는데, 바로 목표 지점은 미국이었고, 쿠바에서 미사일이 발사되면 5분만에 워싱턴D.C가 공격 가능하다라는 미사일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당시 미국 정부내에서는  "선제공격"파와 "소련을 통한 중제"파로 나뉘어 갑론을박을 벌였는데, 당시 미대통령이었던 케네디는 선제공격을 가해야한다는 장성들의 말에 군사준비를 시키는 한편 당시 소련연방의 서기관에게 "쿠바 미사일"을 철수시켜 달라고 협조를 요청하였다고 한다. 그리고 소련은 "터키에 있는 미사일 철수"를 중재안으로 내놓고, 케네디는 그 중재안을 받아들여서 터키 미사일을 철수시켰으며, 그러자 쿠바의 미사일도 소련이 다시 회수해 갔다고 한다. 만약 미국에서 무력 제재를 가했다면 세계3차대전으로 번질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험했던 상황이 바로 이 소설의 배경이다. 
또한 주인공인 불을 먹는 남자 맥널티와 소년 보비의 아버지는 세계 대전을 겪은 사람들이다. 보비의 아버지는 마음 깊숙이 전쟁의 상흔을 가지고 있다. 비록 가족들의 사랑에 의해 그러한 상흔들이 덮어지고 상쇄되어졌지만 간혹 불쑥불쑥 아픔들이 되살아나 보비의 엄마의 마음도 긴장되게 한다. 하지만 불쌍하게도 불을 먹는 남자 맥널티는 자신의 상처를 어루만져줄 그 누구도 옆에 있지 않았다. 그래서 그의 트라우마는 깊고도 깊었다. 자신을 학대하고, 불을 먹어서 그 화기로 꽉 채워야 할 만큼 말이다. 아픈 전쟁의 기억들은 모조리 자신의 기억속에서 지워버린 남자, 그래서 같이 귀환했던 보비의 아버지, 자신의 신음 소리를 듣고 구해주었던 전우마저 그는 기억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워버렸음에도 불구하고 밀려오는 파도소리조차 전쟁 중의 신음과 울부짖는 소리로 듣는 맥널티의 인생의 모습은 마치 일제 강점기와 동족상잔의 비극이었던 6.25 전쟁, 그리고 베트남전을 겪으면서 상실되고 구부러졌던 우리들의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그러나 보비, 에일사, 그리고 보비의 엄마는 그런 맥널티 아저씨를 불쌍히 여기고, 그를 돌보아준다. 그의 아픔의 상처들을 보듬어주려고 하는 이들의 마음이 정말 아름다웠다. 또한 미사일 위기라는 절대절명한 상황 속에서 조용히 서로를 보듬어주며, 더 많이 사랑해주면서 혹시 올지 모르는 자신들의 최후의 날을 맞으려는 보비의 가족, 에일사의 가족 등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참으로 정겹고 아름답다. 
위기의 순간, 그 중심에서 서있는 이들의 하루 하루를 섬세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글솜씨로 인해 바닷가 마을 사람들 바로 그들 곁에  내가 있는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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