뻥튀기는 속상해 - 제8회 '우리나라 좋은 동시문학상' 수상작, 3학년 2학년 국어교과서 국어활동 3-2(가) 수록도서 시읽는 가족 9
한상순 지음, 임수진 그림 / 푸른책들 / 2009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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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가 아이들 눈길을 끄는 책이다. 그래서 그런가 둘째는 책이 오자마자 이 책을 집어들고 읽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짜~식, 동시집을 읽다니 꽤 수준높은 걸.. 나름 웃음을 참으면서 아이가 읽는 동시집을 넘겨다보았다.

<이 청개구리 시계야>

엄마가 퇴근길에 
통닭을 사 오신댔어
언제 오시나
언제 오시나 
시계를 쳐다보면
- 용용 이제 10분 지났다
빨리 좀 가라 해도
거북처럼 느릿느릿

동생이랑 장난치다
쨍그랑! 꽃병을 깨뜨렸어

엄마야 
늦게 와라
늦게 와라
시계를 쳐다보면
- 용용 이제 엄마 올 시간 다 됐다!
천천히 좀 가라 해도 
바퀴 달린 발처럼 쌩쌩

딩동!


- 아이 마음을 너무나 잘 옮겨 놓아서 웃음이 쿡 나는 동시였다. 아이도 보면서 쿡쿡 나도 쿡쿡! 이외에도 아이의 마음을 잘 담아놓은 시들이 있어서 아이들이 참 흥미있게 보았다.

<엄마 자리>

키, 150센티미터
몸무게, 40킬로그램
우리 엄마

작아서 작아서
표도 안 날 텐데
병원에 입원하는 날

집 한 채가
터엉
비었다
 
<하나님 전화번호>
엄마, 
하나님 전화번호는
기도에요?

엄만 
하나님 만나고 싶을 땐
꼭 기도로 
불러 내시잖아요


이 동시집에는 이외에도 가족을 다룬 시들이 많다. 특히 가족에 대한 사랑을 담은 시들이 많아서 눈시울이 뜨거워진 시도 있다. 

<엄마의 등>
새벽 네시 반이면 문을 여는 
김밥 가게
가게 주인은 우리 엄마
엄마는 등에 혹이 달린 곱추랍니다
다 일어서도 내 키만 한 엄마
김밥 한 줄 꾹꾹 눌러 쌀 때마다
등에 멘 혹이 무거워 보입니다
그럴 때마다 나는 
엄마의 혹을 살짝 내려놓고 싶습니다
끝내 메고 있어야 할 엄마의 혹 속엔
더 자라지 못한 엄마의 키가
돌돌 말려 있을 것만 같습니다
나는 도르르 말린 엄마의 키를 꺼내
쭈욱 늘려 놓고 싶습니다
그래서 하루만이라도
꼭 오늘 하루만이라도 곱사등 쫘악 펴고
한참 푹 주무시게 하고 싶습니다.

맑은 시들을 읽다 보면 우리 아이들의 마음도 이렇게 맑고 따뜻해지지 않을까? 한 편의 동시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시 속에 담긴 긴 이야기도 들어보고, 새로운 시각을 찾아보기도 하고, 마음에 가득 사랑도 가질 수 있다면 얼마나 행복한 일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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