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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마을 신나는 학교 - 고양이에게 배우는 위풍당당 자신감 ㅣ 문원아이 저학년문고 12
선안나 글, 방정화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엄마 이 책 재미있어요" 책을 집어들고 보더니 큰아이가 하는 말이다. 그러더니 동생에게 이 책을 권한다. "야, 이거 읽어봐 저학년문고잖아. 너도 이제 읽을 수 있어, 이거 진짜 재밌다"
그래서 둘째도 읽기 시작한 책, <고양이 마을 신나는 학교> 덩달아 나도 읽게 된 책이다.
부제가 고양이에게 배우는 위풍당당 자신감이라고 되어있어서 더 관심이 갔다. 고양이에게 무엇을 배우는 걸까?
이 책의 주인공 견우는 고소공포증이 있는 아이였다. 그래서 구름사다리 타기를 못 탄다고 하다가 엄살 부린다고 체육 선생님에게 혼나고 아이들은 그런 견우를 보고 놀려댔다. 거기가 한술 더 떠서 같은 아파트에 사는 왕참견 할머니는 건우만 보면 "쯧쯧"하면서 집안 흉을 보고, 철구 패거리는 견우만 눈에 띄면 트집잡으려고 안달복달이다. 설상가상으로 엄마는 늘 늦게 들어오신다.
견우는 쩔절매며 남의 눈치를 보는 자신이 싫고, 잘못한 것도 없는데 왜들 자기를 괴롭히는지 알 수 업었다. 하루종일 쌓인 분노가 부글부글 끓어서 돌멩이를 확 걷어찼는데, 뭔가 낯선 길이 보인 것이다.
그런 길을 본 적이 없었던 견우는 무심코 그 길을 따라가다가 말하는 고양이를 보게 된다. 너무 놀라서 막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뒤부터 고양이가 자신의 눈에 보이는 것이다. 다른 사람 눈에는 절대 안보이는 데 말이다. 고양이는 견우에게 고양이 학교 입학 허가서와 지도를 주고 가는 것이다. 이상도 하지.
그리고 견우는 똑같은 일상을 보낸다. 그러다 체육시간에 무서운 선생님의 압박에 못이겨 구름사다리에 올라가다가 그만 오줌을 싸고 만 것이다.
너무나 속상했던 견우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리고 싶어서 지도를 들고 고양이 학교를 찾아간다.
거기에서 견우는 쥐만 보면 꼼짝도 못해서 겁쟁이라 놀림받는 호랑이를 만나고, 생김새가 달라서 따돌림 당하는 꼬마뱀도 만나서 같이 수업을 듣게 된다. 서로 하소연하면서 서로 울고, 위로하고 그렇게 말이다.
"야, 이 나쁜 녀석아"라고 힘껏 말하는 수업에서 서로 목이 터져라 외쳐대고 욕까지 해본다. 그러면 그럴수록 나팔꽃은 더 많이 더 예쁘게 피었다. 근데 신기한 것은 그렇게 하고 나니까 속이 후련해지고 그동안 미워한 사람들을 생각하니 눈물도 펑펑 나왔다.
그다음 수업은 "미운 놈 패주기 수업", 진흙으로 형상을 만든 후 퍽퍽 때리고 물어뜯고 내리치곤 했더니 어느새 흙놀이터가 되어서 실컷 놀게 되었다. 목욕탕에서 신나게 놀면서 목욕까지 하니 기분이 금새 날아갈 듯 해진 견우. 거기다 한 시간 동안 투명인간이 되는 물약까지 받아서 마음껏 장난치고 골려줄 수 있는 실습시간도 있어서 어찌다 신났는지 모른다.
견우는 더이상 자신감없는 아이가 아니었다. 철구가 오줌싸개라고 놀리자 주눅들지 않고 "야, 비켜"하고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말해야 할 때 말한다는 수업 내용을 잊지 않고 말이다.
여기서만 끝난다면 뭔가 아쉬울 것 같다. 그러나 역시 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화해와 용서까지 말해주어서 더 좋은 동화.
아이들의 응어리진 마음도 풀어주고, 대안도 제시해주어서 완전 굿이다. 무조건 참으라고 하는 것은 정신건강에도 좋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참아야 한다고 말하는 미련한 엄마보다 힘들어하는 아이랑 이 책을 같이 읽는 엄마가 더 지혜로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