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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한의사 외삼촌 ㅣ 문원아이 27
최미선 글, 이민선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가짜 한의사 외삼촌>은 학원에서 온종일 지내야만 하는 아이들의 심정을 꿰뚫어 보고,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일러주는 외삼촌이 주인공이다. 외삼촌이 아이들에게 붙여주는 별명은 정말 엉뚱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그 말에 웃고, 또 그 처방대로 따라하는데, 그러다보면 아이들은 숨막혔던 것이 뻥하고 뚫리는 것처럼 기분이 좋아져서 가짜 한의사 선생님의 인기는 진짜 대단했다.
우성이는 문제집에 얼굴을 파묻고 문제를 풀고 있었다. 삼촌은 우성이에게 "수학 문제 중독증에 걸렸습니다. 이런 사람은 초록색 결핍증이라는 병이 생깁니다. 또 산소 결핍증도 따라옵니다. 이 병을 낫게 하는 약은 민들레 잎사귀 뿐입니다. 민들레 잎사귀를 일곱 번 뜯어먹고, 5분 정도 물구나무 서기를 하고 난 뒤 산을 쳐다보면서 심호흡을 해야 합니다"라고 진단한다.
그래서 우성이는 학원에서 빈터로 나가 물구나무 서기도 하고 민들레 보기 위해 텃밭도 기웃거리다 왔다. 외삼촌은 수학귀신 창민이에게는 수학 로봇으로 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줄넘기가 필수라고 처방하며 줄넘기 800번에 3분 동안 냉이꽃으로 얼굴 쓰다듬기라는 처방을 내려주어서 창민이는 열심히 줄넘기를 한 후 학원으로 다시 돌아왔다. 힘들었지만 기분은 엄청 좋았다는 창민이는 상쾌한 얼굴로 집으로 갔지만, 집에서의 상황은 그게 아니었다. 창민이 엄마는 학원으로 항의 전화를 하고 결국 문제를 일으킨 외삼촌은 더이상 아이들을 가르치지 못하게 되었던 것이다.
"가짜 한의사가 내려주는 엉터리 처방이 우리들을 얼마나 기분 좋게 해주는지 엄마는 정말 모르는걸까? 알고도 모르는 척 할까? 외삼촌에게 한 번이라도 침을 맞은 애들은 정말로 마음속 고름주머니가 터져 버린 것같다고 하는데, 곪았던 곳이 싹 나은 것 같은 기분이라고 하는데.."
p41
학원으로 내몰리는 아이들의 불편한 현실을 말해주는 동화인 <가짜 한의사 외삼촌>은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사과꽃보다 달콤한 향기> 또한 영어 교육을 위해 자식을 외국으로 입양시키려고 하는 엄마를 아들의 시선으로 관찰하여 쓴 작품이다. 영어에 목숨을 건 엄마는 주변의 아는 사람이 자식을 외국으로 보내자 더 안달이 나서 어떤 방법으로든 아들을 외국으로 보내려고 입양까지도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골목 축구대회에만 관심이 있고 도무지 외국으로 가는 것이 내키지 않는다. 그렇게 보낼 수는 없다는 아빠와 엄마의 대치는 "엄마도 한때는 한글을 사랑하자는 순진한 학생이었다"는 걸 일깨워 주는 외할머니의 재치로 일단락되지만, 그럼에도 엄마의 마음은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사실 우리 사회의 영어 교육에 대한 관심은 무척이나 높다. 그래서 때로는 병적인 영어교육증으로까지 되기도 한다. 몰입교육에 대해 연일 방송되면서 아마 더 그랫을 것이다. 물론 우리에게 영어는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나 균형잡힌 시각으로, 좀더 편안한 시각으로 영어 공부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있다.
<수수 꽃다리의 눈물>은 할머니와 두 형제만 사는 가난한 집이 배경이다. 할머니의 칠순을 맞아 선물을 고민하지만 두 형제는 멋진 선물을 사드릴 형편이 되지 않는다. 고민고민하면서 두 형제는 나름대로 선물을 준비한다. 형은 할머니에게 시장에 나갈때마다 좀 편하게 다니시라고 운동화를 사고, 동생은 할머니를 모시고 뒷동산으로 올라간다. 배나무 가득한 동산에는 온통 하얀 꽃이 매달아져 있어서 마치 하얀 전등이 나무 가득 불을 켜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동생은 할머니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할머니 칠순 생일 축하해요. 나무에 달린 꽃은 할머니 생일 축하 꽃다발이야. 하나님이 보내주신 꽃다발이야"
마음이 뭉클한 이 장면, 나도 이렇게 뭉클한데 할머니는 얼마나 마음이 뻐근하셧을까?
새록새록 읽는 재미가 나는 동화, 어른도 꼭 봐야 하는 동화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