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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고양이 ㅣ 문원 세계 청소년 화제작 10
무쿠 하토쥬 지음, 서혜영 옮김, 이정규 그림 / 도서출판 문원 / 2006년 10월
평점 :
품절
처음 이 책을 읽어보려고 했을 때는 무슨 내용인가 의아했다. 고양이에 관한 이야기니까 별 흥미없이 책을 집어들었는데, 읽으면서는 처음 책을 봤을 때의 인상을 급격히 수정해야 했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느낌이 팍 다른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래서 사람도 한 눈에 보고 판단해서는 안되듯이 책도 펼쳐서 읽어보기 전까지는 판단을 성급히 하는 것은 아닌가보다.
이 책의 저자인 무쿠 하토쥬는 어린 시절 농장을 하시던 아버지때문에 자연과 가까이 지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가 이 책에서는 자연과 동물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이 저절로 느껴진다. 생명의 존중과 존엄성에 대해 다룬 그의 책들은 일본 내에서 교과서에 작품이 수록될 정도로 많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읽어보니, 정말 이런 작품들은 교과서에 실릴 만하다. 모두 여덟 가지 동물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이야기들이기 때문이다.
끝까지 새끼를 보호하기 위해 뱀과 사투를 벌이는 외다리 참새 이야기나, 사람에게 잡혀간 새끼 여우를 구하기 위해 산에서 내려와 열심히 사슬이 묶인 통나무를 갉아대는 엄마 여우와 아빠 여우, 그리고 그런 여우 가족의 노력을 알아보고 여우들을 살려주는 아이의 이야기도 그렇다.
부모의 사랑의 위대함은 동물이나 사람이나 마찬가지인 것 같다. 미물이라고 생각했던 동물들의 희생적인 자식 사랑 이야기를 읽다보면, 그리고 자신의 목숨이 위태로움에도 불구하고 외토리로 떨어진 기러기를 구하기 위해 기꺼이 힘겨운 싸움을 하는 기러기 눈빛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살아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가치들을 작가가 동물 이야기 속에서 다시 한 번 외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못내 각박해진다고 아쉬워하는 작금의 현실 속에서, 바른 인간성과 바른 가치를 잘 볼 수 없는 요즘 세상에서 이 책이 주는 감동은 그래서 더 깊은 것 같다.
단순히 고양이에 관한 짧은 이야기라 생각하고 대수롭지 않게 펼쳤는데, 의외로 감동을 많이 받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