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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랑 결혼할래 ㅣ 이야기 보물창고 13
이금이 글, 이영림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이금이 작가의 따스한 시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의 마음을 이리도 잘 아시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그래서 동화작가를 하시는 거겠지^^
이 책은 아마도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것 같은 병아리같은 귀엽고 올망졸망한 아이들 이야기이다 . 아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음직한 일들을 이금이 작가만의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내는 이야기여서 시종일관 이 책을 읽으면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다.
엄마 말을 잘 듣고 싶지만, 결국 너무 좋아하는 햄스터를 사오고야 만 은채의 솔직한 마음은 은채의 울음과 함께 잘 표현된다. "내 맘대로 안돼요. 안살려고 그랬는데, 내 맘대로 안돼요.."
사실 이런 마음이 어디 아이들뿐이겠는가. 어른들도 내 맘대로 안될때가 많은데, 아이들에게 우리가 너무 요구하는 것이 아닐까? 나름 반성도 해본 동화였다.
<친구가 아파요>는 이 동화책에 실린 네 편의 동화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동화였다. 119 구조대원이 꿈이었던 승우는 선생님이 교실을 비우신 사이. 혜미가 아프자 선생님께 달려가다가 공중전화로 119에 신고를 한다. 구급차 소리에 당연히 학교는 난리가 났고, 승우 담임선생님은 교감선생님께 불려가 꾸중을 듣게 되고, 당연히 승우도 선생님께 혼이 난다. 먼저 선생님께 알려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이다.
그러나 승우가 한 행동에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선생님이 회의 가시는 동안 장난치지 말고, 떠들지 말고, 돌아다니지 말고 얌전히 그림만 그리고 있으라고 했기 때문이었다. 회의를 방해하면 화를 낼지도 모르고, 돌아다니면 벌을 준다고 했기 때문에, 그리고 선생님은 혜미를 고쳐줄 수 없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승우는 비록 벌은 받았지만 자신의 꿈인 119 구조대원을 가까이서 볼 수 있었기 때문에 너무 행복해한다. 승우의 마지막 말이 더 걸작이다. "하지만 나중에 어리이에게 신고가 들어오면 선생님에게 말씀 드렸냐고 꼭 물어보아야겠습니다. 선생님이 없다고 하면 다른 선생님에게라고 먼저 알리라고 해야겠습니다. 안 그러면 그 아이도 지금 자기처럼 혼날지도 모르니까요."
아이의 마음이 정말 확실하게 느껴지는 그런 동화였다.
<선생님이랑 결혼할래>는 선생님이랑 결혼하고 싶어서 빨리 어른이 되고 싶은 상민이 이야기이다. 상민이는 여자들은 선물을 좋아해서 선물 공세를 하면 좋아하게 된다고 삼촌이 친구에게 하는 말을 듣고 열심히 심부름도 하고 구두도 닦는다. 그러던 중 선생님이 가방을 교실에 갖다놓으라고 시키시자 너무 행복해한다. 그러면서 선생님의 낡은 가방을 보게 되고, 급기야 스승의 날에 집에 있는 엄마의 가방을 선물로 갖다 드린다. 엄마가 별로 쓰지 않아 꽁꽁 쳐박아둔다고 생각했기에 엄마의 명품 가방을 선물로 가져다 드리는 것이다. 물론 선생님께서는 가방을 돌려주셨지만 , 상민이의 카드는 곱게 간직하신다. "선생님 사랑해요. 저랑 나중에 꼭 결혼해주세요." 라고 쓰여있는 카드를 말이다.
이 동화를 읽으면서 정말 아이들의 마음에 풋 하고 웃음이 절로 난다. 정말 사랑스러운 아이들이다. 우리 아이들은 다 이렇게 사랑스러운데, 혹 내가 팍팍한 마음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은 아닌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이제 막 입학한 둘째때문에 더 마음에 와닿는 이야기들, 우리 둘째에게 빨리 읽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