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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내 몸을 위해 꼭꼭 약속해 - 유괴와 성폭력 예방 ㅣ 어린이안전 365 1
박은경 지음, 김진화 그림, 한국생활안전연합 감수 / 책읽는곰 / 2009년 1월
평점 :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이 책이 꼭 필요하다는 사실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그러나 어쩌랴. 이것이 지금 우리 사회의 현실인 것을..
한 해 4000명 정도의 아이들이 부모를 잃어버린다고 한다. 그 수많은 아이들의 인생이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마음이 아팠다. 사실 아이들을 잃어버리는 것은 순간이다.
아이가 어릴 적에 마트를 데리고 갔다가 잠깐사이에 아이를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순간 뒤돌아보니 아이가 없어졌던 것이다. 분명 그 자리에 있어야 하는 아이가 없어져서 한참 헤메다녔는데 방송이 나와 간신히 아이를 찾았다. 아이가 그 자리에 있었더라면 바로 찾았을 것을, 아이가 엄마를 찾아 무조건 헤매느라 길이 엇갈려서 더 찾기가 어려워졌던 것이다. 그래서 다음부터는 엄마가 안보여도 처음 그 자리에서 절대 움직이지 말 것을 신신당부했었다.
이 책을 보다보니 그 부분도 짚어주는 것이 아닌가. 사람 많은 곳에서 엄마 아빠를 잃어버리면 이렇게 하세요 라는 부분에서 나오는 가이드는 참으로 실제적이었다.
1. 일단 그 자리에 멈춘다
2. 엄마 아빠 이름과 전화번호, 집 주소를 기억하고
3. 미리 약속한 장소가 있다면 그곳에 가서 엄마 아빠를 기다리지만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말라는 것
4. 경찰, 역무원, 가게, 아이 있는 어른에게 전화 해달라고 하거나 도움을 요청할 것
하나 하나가 아이들에게 꼭 짚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특히 3번의 너무 오래 기다리지는 말 것과 4번의 아이 있는 어른에게 전화 해달라고 도움을 요청하는 것도 그렇다. 그냥 어른은 혹여 나쁜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다른 부분은 다 아이에게 가르쳤던 것인데, 이 부분은 간과하고 있었던 부분이었다.
또하나 운동화 속에 연락처를 적어두었다는 그림 속 대사도 유용했다. 사실 아이들도 길을 잃어버리거나 하는 상황이 닥치면 당황해서 잘 기억하고 있던 주소나 전화번호도 잘 떠올리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서 운동화나 옷 속에 연락처를 적어두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번 아이 체험학습 때는 옷과 운동화 안쪽에도 이름과 연락처를 적어두었다.
이외에도 엄마 대신 데리러왔다고 하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낯선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이름을 아는 사람을 믿을 수 있는지?, 낯선 사람이 차를 태워주려고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서 그림과 함께 자세하게 설명이 되어있어서 시각적인 인지가 빠른 아이들에게 참으로 적절했다.
어렵고 설명이 힘든 내용들을 아이들에게 친숙한 꼴라쥬풍의 그림을 통해 보여줄 수 있어서 읽어주면서 내용이 주는 부담감을 어느정도는 털면서 읽을 수가 있었던 것도 이 책의 장점이다. 필요한 내용이긴 하지만, 마음에 주는 부담감이 많은 책이기에 실제 사진이 실리거나 했다면 더욱 어려웠을 것이다.
<소중한 내 몸 내가 지켜요>파트에서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몸을 어떻게 지켜야 하는 지를 말해주는데, 아이들에게 차분차분하게 자신의 몸을 지키는 방법, 싫어요, 안돼요 하고 방어하는 방법, 그리고 일이 생겼을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마치 상담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일러주시듯 그림과 함께 잘 설명해줍니다.
이 책을 보면서 예방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이 어려움이 생겼을때 잘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러 면에서 아이들을 배려하고 아이 입장에서 잘 지켜주어야 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 눈높이에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리고 적용하기 쉽도록 그림과 함께 안전에 대한 가이드를 해주고 있어서 참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아이가 유괴나 성폭력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 하고 고민하는 부모님에게 이 책은 정말 유용한 책입니다. 꼭 이 땅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님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