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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어 - 어린이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이야기, 마음을 키워주는 책 1
김정빈 지음, 오성수 그림 / 처음주니어 / 2008년 11월
평점 :
절판
처음 책을 본 순간에는 <숭어>라는 제목 때문에 안도현의 <연어>와 비슷한 류의 책인 줄 알았다. 물고기 이야기를 통한 어떤 우화같은 것인가 했던 것이다. 부제가 어린이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이야기라서 더 그렇게 생각했는데. 막상 책을 펼쳐보니 짤막한 이야기들을 모아놓은 책이었다^^
어린이를 위한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이야기가 총 56가지가 실려있는데, 목차를 보면 다음과 같다. 착한 마음을 가꾸는 이야기, 명랑한 심성을 기르는 이야기, 슬기로움을 깨닫는 이야기, 꿋꿋한 품성을 배우는 이야기, 행복을 발견하는 이야기 등으로 이야기들이 분류되어 있고, 그 분류 안에 5-6편의 이야기들이 실려있다.
그런데 이 이야기들을 읽다보니 하나같이 다 가슴이 뭉클해지거나 적잖이 감동이 되는 글들이다. 또한 예전에 많이 들어보았던 그런 글도 여럿 있기도 했다.
머리카락도 역겹지 않아요 글에서는 늘 도시락 속에 머리카락이 들어가있어서 친구들에게 놀림받는 한 아이의 이야기이다. 친구는 아이가 그런 도시락을 보고 화늘 내지도 않고, 또 친구들이 놀려도 짜증 한 번 부리지 않아서 이상하게 생각한다. 또 날마다 머리카락이나 모래가 씹히는 도시락을 싸주는 엄마는 도대체 어떤 엄마일까 궁금해하며 혹 계모는 아닐가 생각하는데, 마침내 졸업하기 전 그 아이의 집을 방문했다가 왜 아이가 그렇게 했는지 이해하게 된다. 바로 그 아이의 엄마는 맹인었다. 이 이야기는 예전에 읽었던 <만년샤쓰>를 연상케 했다. 만년샤쓰에서도 주인공의 엄마는 맹인이어서 아들이 옷을 입었는지 벗었는지도 몰랐다!
"전 소대가 마신 한 통의 물 "이야기 또한 전투 중에 너무나 물이 갈급했지만 상대방을 위해 먹는 시늉만 하고 넘겨서 전 소대가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물통을 돌렸던 이야기 또한 배려에 대해 생각하게 해주는 이야기였다.
"무덤은 희망의 증거"편에서도 사막에서 지치고 쓰러져가는 아들이 무덤을 보고 우리에게 희망이 없어요. 우리도 저 사람처럼 죽고 말거에요라고 외치자 아버지는 "아니다, 아들아. 무덤이 있다는 것은 희망이 있다는 증거야. 여기서 멀지 않은 곳에 마을이 있다는 걸 저 무덤이 말해주기 때문이지. 사람이 없는 곳에는 무덤도 없을테니까"말이야. 라고 대답해주십니다. 그리고 이 두 사람은 마을을 발견해 살아나지요. 하나의 사물을 보고 어떤 이는 부정적으로 보고, 어떤 이는 긍정적으로 보지요.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 준 이야기였습니다.
애국심이 무기가 되어 단 세 시간 만에 승리를 굳힐 수 있었던 이스라엘의 이야기나 염파와 인상여 이야기도 아주 흥미로웠습니다.
특히 <용수철 같은 사람>편에서 나온 무하마드 알리의 이야기는 기억에 남았네요. 용수철 같은 사람은 힘든 일이 닥쳐오면 오히려 더 튀고 솟아오르는 그런 사람을 가리킨답니다.
알리는 원래 캐시어스 클레이가 본명이라고 하네요. 캐시어스 클레이는 권투를 어릴 적부터 좋아했답니다. 그래서 복도에서 쉬는 시간만 되면 연습을 했다네요. 그런데 담임 선생님이 그런 캐시어스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 아무리 연습을 해도 넌 절대 성공할 수 없어!" 두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이지요. 평소에 미워했기 때문에 더 그렇게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캐시어스는 더 이를 악물고 연습을 하지요. 선생님은 그럴수록 "넌 할 수 없어, 해봤자야" 하면서 더 괴롭혔답니다. 그러나 선생님이 그럴수록 더 열심히 노력한 캐시어스는 나날이 실력이 늘어 올림픽에서 금메달까지 땄답니다. 선생님의 혹독한 비판을 딛고 일어선 것이지요.
아주 인상적인 이야기였습니다. 선생님인데 그 선생님은 제자에게 어떻게 그런 심한 말을 했을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간 알리 선수도 정말 대단합니다.
이외에도 짧지만 감동과 교훈을 주는 이야기가 곳곳에 숨어있어요. 짧아서 아이들에게 한 편 한 편 읽어주기도 좋을 것 같아요.^^
재미있게 읽는 가운데 저절로 지혜가 자라게 되는 이야기들이라는 이 책의 설명이 정확하네요.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아이들이 마음이 무럭무럭 자라나면 정말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