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김용택 선생님이 챙겨 주신 책가방 동시 중에서 고학년 파트이다. 그래서 그런지 동시 길이도 제법 길고 생각할 꺼리도 있다. 아마도 아이들이 읽어낼 만한 길이와 고학년 수준에 맞게 생각해야 하는 것들까지 고려해서 동시를 선정하신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각의 동시마다 울림이 있고, 아이들과 읽기에 너무나 아름답고 또 너무나 뭉클하고 공감가는 동시들이 참으로 많이 있다. 또 선생님이 붙여주신 설명을 읽으면서 아이들과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빗방울의 발 바닥으로 떨어지는 소리만 들어 보아도 나는 안다 빗방울 방울마마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발 한 개씨을 달고 있다 또닥또닥 똑똑똑 탁탁탁 투덕투덕 발소리. 드디어 증거를 찾아냈다. 화분 궁둥이 궁둥이마다 흙이 잔뜩 튀었다 비 온 지난 밤 사이 발로 탕탕탕 물탕을 튀기며 돌아다녀서 맨발로 탕탕탕 돌아다녀서. 빗방울에 발이 달렸다는 것을 생각하면 정말 기발하고 재미있다. 조그만 씨앗 속에 - 김구연 조그만 씨앗 속에 어쩜 그리도 많은 것이 들어 있을까 뿌리, 줄기, 잎, 꽃, 열매 조그만 씨앗 속에 어쩜 그리도 큰 것이 들어있을까 고추 호박 참외 수박 조그만 씨앗 속에 어쩜 그리도 많은 무지개 어여쁜 빛깔이 들고 또 들었을까? 이 시에 대해 읽으면서 같이 읽게 된 김용택 선생님이 쓰신 감상글은 이 시를 읽으면서 더욱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 섬진강 댐이라는 인공호수에서 7년 동안 물에 잠겨있었던 풀씨, 물이 빠지기가 바쁘게 물 빠진 자리에 파랗게 돋아난 풀을 보면서 선생님은 무척 놀래셨다고 한다 물 속에서 풀씨들이 썩지 않고 살아있었다는 것, 그리고 물이 빠지자마자 힘있게 싹을 틔웠다는 것에 대해서 말이다. "놀랍지요, 그 조그만 것들의 생명력에 나는 놀랍니다. 그 작은 풀씨가 새봄이 되면 싹을 튀우고 꽃을 피우는 것을 보면서 생명의 신비함과 끈질김과 아름다움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p39 아이랑 시를 읽으면서 옆 감상글도 같이 읽으니 시의 속내도 더 잘 느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