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난 도망갈 거야 (보드북) 보물창고 보드북 1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지음, 신형건 옮김, 클레먼트 허드 그림 / 보물창고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하면 딱 떠오르는 유명한 책, 바로 잘자요 달님! 이지요. 포근하면서도 평온해서 편안해지는..  이 책을 쓰신 분이 바로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라는 사실을 알았을 때 무척 반가웠고, 또 기대도 되었습니다.
이 책 역시 뒷표지의 말처럼 1942년 나온 후 지금까지 70년 세월 동안 전세계 아이들의 머리맡에 변함없이 놓여 있는 그림책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아요.  흑백과 컬러 그림이 적절히 조화되면서 아이와 엄마의 주고받는 대화가 재미있게 진행됩니다.
 
아기토끼는 “엄마, 난 도망갈 거야.”라고 말합니다.
엄마토끼는 말하지요. “그럼, 난 쫓아갈 거야.”
그러자 아기토끼는 시냇물로 가서 물고기가 될 거라고 해요.
그럼 엄마토끼는 낚시꾼이 되어 아기토끼를 잡을 거라고 말합니다.
아기토끼는 산으로 올라가 바위가 된다고 하고, 엄마토끼는 등산가가 되어 아기토끼가 있는 곳까지 기어올라간다고 하지요.
아기토끼는 다시 아무도 몰래 크로커스로 피어난다고 말해요.
그럼 엄마토끼는 정원사가 되어 찾아낸다고 하지요.
아기토끼가 새가 되고 돛단배가 되어도, 엄마토끼는 나무가 되고 바람이 되어 언제나 아기토끼를 다시 엄마토끼에게로 돌아오게 한다고 합니다.
결국 아기토끼는 포기하고 마네요. “치, 난 그냥 이대로 있는 게 낫겠어. 엄마네 작은 아기로 그냥 남아 있을래.”
그리고 엄마가 주는 당근을 아주 맛있게 먹습니다.

아이가 부리는 투정, 약간의 일탈(?) 과 그것을 받아치는 엄마의 대답이 재미나게 진행되는 책입니다. 그리고 대화에 맞춰 바뀌는 그림들이 따스하면서도 웃음이 저절로 나게 합니다.
아이는 계속 계속 엄마로부터 도망간다고 합니다. 그러나 그럴 때마다 엄마는 언제든지 아이를 찾아 떠난다고 합니다. 어디에 가든, 무엇을 하든 말이지요. 새가 되어 멀리 멀리 날아가면 나무가 되어 아이 토끼가 날아들게 할 거라는 엄마. 돛단배가 되면 바람이 되어서 돛단배를 밀 것이라고 대답하는 엄마.

왜 엄마는 이렇게 아이 곁을 맴돌고, 끝까지 찾아다닐까요? 생각했는데, 사실 이것이 엄마의 마음이지요. 아이를 옆에서 지켜주고, 멀리 멀리 벗어나지 않도록, 위험하지 않도록 지켜주는 엄마,그리고 아이가 멀리 멀리 갔다가 집에 돌아왔을 때 따뜻하게 두 팔 벌려 안아주는 엄마.

나도 이렇게 넉넉하고,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아이의 일탈(?)도 받아주는 그런 엄마가 되고 싶네요. 현재 저의 상태는 뭐랄까?  아이들에게 엄포만 놓고, 스트레스만 팍팍 주고, 마음의 약간의 치기도 받아주지 못하는 빡빡한 엄마거든요. 좀더 아이를 안아주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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