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던보이 알렝 - 텔레비전이 없었던 시절에 살았던 프랑스 소년 이야기, 물구나무 그림책 67 파랑새 그림책 68
이방 포모 글 그림, 니콜 포모 채색, 김홍중 옮김 / 파랑새 / 2008년 1월
평점 :
절판


이 책의 부제는 <텔레비젼이 없었던 시절의 프랑스 소년 이야기>이다.  부제 그대로 이 책은 텔레비젼이 없었던 시절, 즉 옛날 프랑스에서 살았던 한 소년의 이야기를 통해서 그당시 모습들을 있는 그래도 동화책에 담아 보여주고 있는, 어찌보면 역사나 사회까지 연관되어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그 시대의 역사나 사회상을 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가장 처음에 나오는 장면이 인상적이다.

 1939년 9월부터 1945년 5월 8일까지 2차 세계대전은 계속되었어요 라는 문장과 함께 당시의 참혹한 전쟁의 모습, 히틀러, 유대인학살 등등의 모습들이 장면 가득 펼쳐진다. 아이들은 그림 속에서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전쟁의 참혹함, 피란민들의 고통, 그리고 유대인학살, 수용소에 이르기까지.

그러나 그와중에도 사람들은 사랑을 하고 아이들이 태어난다. 알렝은 전쟁 중에 태어난 아이들중 하나엿고 1953년에는 8살이 되었다. 그 시절 아이들은 반바지를 입었고, 슈퍼마켓, 대형마트, 텔레비젼, 냉장고, 전화기가 있는 집도 드물었다. 그 시절 알랭의 생활을 보여줌으로써 당대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였는지, 또 사람들은 어떻게 생활하였는지를 잘 보여주는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이 책은 그림을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그림에 담은 많은 사실들이 아주 흥미롭기 때문이다. 또한 당시 집안을 이야기하면서 입체적인 구조로 그림을 실어놓아서 아이들이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당시엔 욕실이 따로 없어서 부엌에서 세수를 했다고 한다. 목욕도 말이다. (지금이 얼마나 다행인가,)  그리고 난방시설이 잘 되어있지 않았기 때문에 물통에 더운물을 채워 그것으로 난방을 대신했다고 한다. 알렝의 아버지는 알렝이 자기전 알랭의 이불 속에 물통을 넣어 주셨다.

여름에는 아침마다 얼음배달을 오는 아저씨가 있었고, 그러면 사람들은 얼음을 받아 재빨리 냉동고에 넣어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신용카드도 없었던 시절이어서 항상 현금으로 모든 것을 처리해야 했으며, 전파사 앞에 있는 텔레비젼이 그 동네의 유일한 텔레비젼이었다는 것도 우리의 어린시절을 떠올리게 만든다. 당시 텔레비젼이 없던 시절, 우리 집은 동네에 유일한 텔레비젼이어서 저녁때만 되면 내가 사라졌다고 한다. 사람들이 어린 나를 품에 안고 데려다준다는 명목으로 집을 방문해 텔레비젼을 보러왔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해주었더니 아이는 무척 신기한듯 듣는다. 정말 우리 사회도 예전과 많이 바뀌었다.

찌그러진 양철통에 우유를 받아오고, 식료품도 사고, 그리고 친구들과 스케이트도 타고 그렇게 알랭은 생활한다.

당시에도 요즘과 같은 것이 있엇다. 바로 고무줄 총, 알랭은 고무줄총으로 장난을 하다 선생님께 걸려서 다음부터는 교실에서 종이총알을 쏘지 않겠습니다라는 글을 무려 백 번을 쓰는 숙제를 벌로 받았다. 이것도 비슷한 생활상이다^^

또 비슷한 것이 있다. 아이들이 했던 놀이 중 구슬치기와 술래잡기, 공기놀이, 그리고 줄넘기같은 것들은 예전에도 내가 했었고, 요즘 우리 아이들이 하는 놀이랑 같다. 그러고보면 놀이의 생명력은 참 길다. 그당시의 놀이가 그대로 이어져서, 나라를 뛰어넘어 온 아이들이 함께 어린 시절 그 놀이로 놀고 있으니 말이다.

당시의 영화관 모습이나 전화교환수의 모습도 흥미로웠지만 단연 흥미있었던 것은 <우아한여성선발대회>! 여름이면 공원에서 멋진 자동차와 잘 생긴 개가 있는 아름다운 여성이 참가하는 대회가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공원에서 자동차와 개와 함께 자태를 뽐내고 있는 여인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에게 상을 준다고 한다. 대회도 기발하지만 기준도 엄청 웃기지 않은가! 프랑스다운 발상이다라고 하면 프랑스인에게 몰매를 맞을까? 아무튼 이 대회에서는  매번 최고급차를 가지고 온 제라르의 엄마가 일등을 했다. 알렝은 자신의 엄마는 아주 못생긴 개와 가장 낡은 차랑 있어도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 엄마는 가장 예쁘니까.. 엄마가 대회 참가한 사람들을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자 많이 속상했던 알렝은 급기야 제라르의 차를 망가뜨리기 위해 페인트칠을 하다가 들켜서 아빠에게 가죽 채찍으로 흠씬 매를 맞고야 만다. 울고 있는 엄마와 매맞는 알렝! 괘씸한 죄이지만 알고보면 알렝의 속마음은 너무 착하지 않은가!

여러 우여곡절도 겪고 아이들과 놀면서 알렝은 무럭무럭 자랐다.

마지막 페이지는 알렝이 할아버지가 되어서 공원 벤취에 앉아 아이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으로 끝난다. 마치 이전까지의 이야기가 할아버지가 추억담을 이야기한 것 처럼 말이다.

우리의 현재의 생활도 하루하루가 나중에 돌이켜보면 멋진 추억담이 되어 있겠지. 그러고보면 나도 내 손자(?)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인생의 하루하루를 멋지게, 재미있게 살아야할 것만 같다. 불끈 힘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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