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
김수미 지음 / 용감한까치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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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2024년 10월 25일 별세하신 고 김수미 배우님의 생전 일기를 담은 것으로 1983년부터 2024년 10월 1일까지 기록이 적혀 있어요.


제게는 욕과 요리를 맛깔나게 잘하는 할머니 배우라는 느낌이 강했는데요.

그녀의 일기장을 읽노라니, 그녀는 참으로 소녀소녀한 사람이었더라고요.


저는 일용엄니를 볼때면 든든한 시댁과 재력가 남편을 둔 여배우가 일욕심이 참 많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연기 열정도 대단하다고 생각했지만요.

그런데 사실은 그녀가 그 집안의 절대적 가장이더라고요.


남편은 40년째 그녀말에 따르면 10만원도 벌어 본적 없는 위인이라고 하고요. 그녀는 군산에 있는 친정언니와 조카들까지 건사해야 하는 사람이더라고요.


그래서 일기장 곳곳에 매달 수입, 지출 걱정이 투성이랍니다.

그래도 꽃사는 것을 좋아하셨고요. 스케줄이 없는 날은 김치나 반찬을 대대적으로 만드셨고요. 집에 사람을 불러 음식먹이는 것을 좋아하는 분이셨고요. 촬영장에 갈때도 바리바리 음식을 해가는 마음 따뜻한 분이셨어요.


제가 이 책을 보며 그녀에게 감동받은 부분은요. 언제고 자신을 낮출 줄 알고 겸손한 사람이었기 때문이에요. 또 연기에 대한 열정, 노력, 자존심이 대단한 분이시더라고요.

그래서 사람들에게 더 나은 연기를 보여주고 싶어서 치열하게 고민하시는 분이셨고요.


자신의 약한 부분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실수를 인정하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습니다.

김수미 선생님은 평생 술과 담배때문에 고민이 많으셨어요.

그녀의 삶은 외로움으로 점철되어 있었는데요. 군산 출신인 그녀가 서울로 13살로 유학을 오기시작하여 새벽이 찾아오면 그렇게 외로우셨대요.

혼자 밥을 해먹고 혼자 타지생활을 하면서 그렇게 외로우셨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다른 사람들에게 음식을 해먹이고 맛있어 할때가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고백하셨어요.


남편과 너무 닮은 아들과 자신을 닮은 딸을 좀 편애하셨대요. 그래서 아들에게 평생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시더라고요. 이제는 자기 앞가림을 잘 하고 자신의 일을 봐주는 아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많이 느껴졌어요. 아들과 딸이 결혼이 늦어 걱정이 많으신 게 일기 곳곳에 쓰여 있는데요.

손주, 손녀의 재롱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워하는 우리네 보통 할머니시더라고요.


평생 글쓰기를 좋아하셔서 조선일보에 글을 쓰기도 하셨고요. 책을 내신 적도 있으셨다고요. 출판기념회때 박근혜 전대통령이 참석하기도 하셨다는데 그녀가 참 외로운 사람같아 보였다고 이야기하시기도 하고요.


그녀는 일용엄니라는 이름으로 식당, 서점을 내고 싶어하는 소망이 있었어요.

음식에 워낙 일가견이 있기도 했지만요. 사업 수완도 뛰어나서 아이디어가 정말 많은 분이시더라고요.


자신을 허물을 주님 앞에 용서빌고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분이셨고요.

또래 동년배 배우들을 질투하거나 시기하지 않고 그들의 성공을 진심으로 기뻐해주는 사람이기도 하고요. 받은 은혜를 기억하고 베푸는데 주저함이 없는 분이시더라고요.

국민 엄마 김혜자 배우님이 김수미 배우님이 재정적으로 어려울때 선뜻 수천만원을 빌려 주셨다고 해요. 그것에 대한 감사함을 꽤 여러번 언급하고요.


천성이 참 선하고 좋으신 분 같아요. 그래서 그녀의 이런 면을 이제 알게 되어 대단히 아쉽고 안타깝더라고요.


솔직하고 감수성 넘치는 글입니다. 어떤 문장도 거짓이 없고 글 자체가 김수미같다는 느낌이 들만큼 외롭고 감성돋는 글이랍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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