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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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드디어 이런 책을 만났네요.


감히 말씀드리건대, 제 인생의 책을 만났습니다.


기실 풀꽃시인 나태주 선생님은 명성은 일찍부터 알고 있었지요.


항상 자신을 졸렬하다고 표현하는, 작고 보잘 것 없는 사람으로 평가하는 이 시대 가장 큰 어른이시니까요.


이 책은 그런 나태주 선생님과 김지수 작가님이 만나 나누신 인터뷰 내용을 책으로 담았는데요.


책이 너~~~~~~~~~무 좋습니다. 이렇게 좋아도 될까 싶게 말이에요.


김지수 작가님은 앞서 <이어령의 마지막수업>이라는 책을 출판하신 적이 있어서요. 책에서도 나태주 시인과 이어령 선생님을 많이 비교해서 담아 내셨는데요.


이어령 선생님이 이 시대 최고의 지성인, 지식의 우물을 파내는 사람이라면, 나태주 선생님은 우리네 어른으로 우물 그 자체의 사람이 아닐까 하며 평가내리기도 해요.


김지수 작가님이 나태주 선생님이 계신 공주로 내려가 인터뷰를 하기도 하고 이어령길이 있는 평창동에서 말씀을 나누시기도 하는데요.


말씀 하나 하나가 다 좋았습니다.


나태주 선생님은 원래 꿈이 교수셨대요. 공부를 많이 하고 싶으셨지만 가정형편상 그럴 수가 없었다네요. 가난한 가정형편에 장남이셨기에 배움을 더 이어나갈 수 없었다고요.


시집을 내실때도 교육대학원 등록금을 낼때도 부친께서 은행에 대출을 받아 어렵사리 근근이 자신이 갚아나가야 했다고요. 하지만 한번도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는 않으셨던 것 같아요. 그저 선망하셨대요. 자신과 달리 유명해지는 서울의 문인들을 보며 자신도 그들과 가까워지기를 바라시면서 선망하셨다고 하네요.


그러다 자신이 정년퇴임을 하고 70세가 되셔서 이제야 유명해지신거라고 하네요.

박목월 선생님이 주례를 설만큼 아끼셨던 분이기도 하고요.


중간 중간 윤동주, 박목월 시 등을 읊어주시는데요. 마치 선생님의 육성이 들리는 것같아요.

내용이 깊이가 있고 울림이 있어 더 그렇겠지만 그 연세에도 시에 대한 간절한 열망, 진심이 느껴저서요. 여러번 말씀하셨던 선망도 느낄 수 있고요.


단순히 인터뷰 형식의 글이 아니라 더 좋아요. 질문하면 답하고 그냥 그렇게만 읽으면 재미가 없을텐데요. 작가는 자신과 태주, 이렇게 3인칭으로 등장시켜 글을 진행합니다.


그날의 분위기, 감정, 날씨 등도 전해지고요. 글을 참 무섭도록 잘쓰고 잘 풀어내요. 정말 부러운 필력을 지니셨어요.


나태주 선생님과의 대화는 독자 뿐만 아니라 김지수 작가에게도 큰 공명을 불러일으키는 것 같아요.


나태주 선생님의 가정사를 통해 자신의 가정사를 돌아보게 되니까요.

나태주 선생님은 부모님을 통해 반면교사한 삶을 사신다고 하더라고요. 부모님은 먹기 위해 사셔야 할만큼 어려운 생활을 하셨고요. 부모님과 자식이지만 서로가 서로를 좀 어려워 했대요. 마치 손님처럼 서로를 대했다고 하는데요. 그러한 자신에게 마음을 내준건 외할머니와 자신의 아내였대요.


김지수 작가님도 10년간 겨울잠을 자던 남편과 이혼을 하는데요. 안타까운 것은 그 남편을 따라 간 딸이 한번씩 자신을 대할때마다 너무도 깍듯하고 손님같이 대한다고 하더라고요. 부모와 아이 마음, 모두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아픈 마음이 전해졌습니다.


나태주 선생님은 언어의 마술사, 힐링전도사셨어요. 안 예뻐도 예쁘게 보면 더 예뻐진대요. 안 고마워도 고맙게 보려고 하면 고마운 마음이 생기고 그렇게 행동하게 된대요.


우리는 서투니까 서툴면 서툰대로, 떨리면 떨리는 대로 살면 된대요.

흔들려야 안 무너지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고 하셨고요.


새삼 대단한 내공을 지니신 분이란 생각이 들었어요.


교수의 꿈을 포기하고 장학사가 되셨대요. 5년정도 근무하셨는데 그 당시 장학사는 교사 경찰이라는 느낌이 강했대요. 선배, 동료들이 자신을 우러러 보고 대접받고 접대받는 분위기에 취해가는 자신을 보고 역겨움을 느꼈대요. 식사를 하고 나면 당연히 자신의 신발을 꺼내서 예쁘게 챙겨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나기도 하셨대요. 자꾸 변해가는 자신의 모습을 보고 단박에 장학사 자리를 걷어차고 자신이 가르쳤던 아랫 사람의 학교에 교감으로 가셨대요.


장학사를 포기하고 2시간씩 울면서 학교를 걸어 갔다는 길 위에서 만난 인연으로 공주문화원장이 되시기도 하고요. 알고 보니 차를 태워준 사람은 어린시절 선생님 특강을 학생이었고 그 당시 건양대 교수님이셨고 나중에 시장이 되셔서 선생님께 문화원을 맡기신 것 같아요.


전부터 지금까지 초, 중, 고등학교 강연은 특강 금액에 상관없이 가셨다고 하고요.


자신이 문학상을 받는 것보다 사비를 털어 젊은 시인들에게 문학상을 주는 것에 대해 더 큰 기쁨을 느낀다는 나태주 선생님,


풀꽃시인이라기 보다는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름드리 고목나무 나태주 선생님, 많이 많이 존경합니다.


김지수 선생님이 내신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 책도 꼭 읽어보겠습니다. 선생님 너무 슬퍼하지 마세요! 선생님의 마음은 이미 하늘까지, 바다까지 닿았습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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