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상고사 - 대한민국 교과서가 가르쳐주지 않는 우리 역사
신채호 지음, 김종성 옮김 / 시공사 / 2023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다만 고개를 숙이기가 싫을 따름이오."


일제강점기, 세수할때조차 허리와 고개를 굽히는 법이 없어 세수를 할 때면 바닥과 옷이 늘 다 젖었다던 꼿꼿한 절개와 굳은 의지의 역사가, 독립운동가, 언론인 단재 신채호 선생님.



드디어 그의 책을 읽었습니다.



수두시대부터 고구려, 백제의 멸망까지 다룬 책으로 500페이지에 방대한 양을 자랑하는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내용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읽고 난후의 뿌듯함은 감히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였습니다.



상당히 어려웠으나 그동안 김부식을 비롯 기존 역사가들이 얼마나 고대사를 축소, 과장, 은폐했는지 조목조목 가르쳐주는, 교과서에서는 절대 가르쳐주지 않은 고마운 역사서입니다.



이 책을 쓸 당시, 신채호 선생님은 옥중에 계셨기에 사료는 오로지 자신의 기억력에 의존해야 했습니다. 또 그 당시 언어와 지금의 언어는 다르기에 필자 김종성 선생님이 현대어로 번역을 하고 부족한 사료 인용과 함께 필요한 설명을 곳곳에 달아 독자들이 쉽게 내용을 읽을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쉬운 문장, 정확한 자료로 신채호 선생님의 글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입니다.



신채호 선생님의 대나무처럼 꼿꼿하고 맑은 성정이, 문체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먼저 역사의 정의와 요소를 설명합니다.

"역사의 3대 요소 : 인간, 시간, 공간이다.

"역사는 아와 비아의 투쟁이 시간으로 전개되고 공간적으로 펼쳐지는 정신적 활동 상태에 관한 기록"이라 하셨는데요.


그렇기에 역사는 역사 자체를 위해 기록되어야 하고 역사 이외의 다른 목적때문에 기록해서는 안된다. 작가의 의도에 따라 사실 관계에 영향을 주거나 덧붙이거나 바꾸어서는 안된다고요.

이는 김부식을 비롯 기존 역사가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으로도 이어집니다.



한국의 기록문화도 중국에 결코 뒤지지 않았음에도 고조선, 신선도에 관련된 자료가 많이 사라졌다 합니다. 특히, 사대파 김부식을 굉장한 강도로 비난합니다. 김부식에 의해 고대사는 정리된 것이 아니라, 청소되어졌고 사라졌다고요.



그래서 신채호는 사라진 고대사를 되살리기 위해 노력을 소개하는 동시에 그런 노력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존 사관과는 다른, 신채호만의 냉철하고도 뜨거운 사관인데요.



김부식에 대해서는 사대주의적 + 신라중심적+깃든 사관에 있으며 백제, 고구려 사건을 은폐, 축소 시켰다는 점, 연대를 착실히 조사하지 않고 왕의 연대에 사실 관계를 아무렇게나 배분했다는 점을 여러번 지적했습니다.






소서노 : 고구려와 백제를 만든 장본인이며 왕을 옹립하는 조력자의 역할이 아니라 조선 역사상 유일한 여성 건국자라는 점, 백제의 초대 왕을 했다는 점, 그녀의 죽음은 정치적인 죽음, 즉 쿠테타에 의한 죽음을 맞았을 것으로 설명합니다. 그녀가 죽을 당시 아들 온조와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점도 의아하게 생각하는데요. 소서노가 죽자 도읍을 옮기고 온조는 화려한 자신의 궁궐을 짓습니다. 궁궐을 지은지 2년후에야 비로소 어머니 사당을 짓습니다. 이런 정황을 살펴볼때 소서노가 아들 온조에게 쿠데타로 암살 당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김춘추 : 고구려에게 패하자 당태종에게 힘닿는데까지 최선을 다해 비굴한 언사와 예법을 보이며 구원을 요청합니다. 그는 당나라 군주와 신하들의 마음에 들기 위해 아들을 인질에 남겨두고 자기나라의 의관, 자기나라 연호를 버리고 당나라 의관과 연호를 쓰며 당태종이 편찬한 <진서>, <한서>,<삼국지> 등을 가져다 자기 나라에 전파했습니다. 이 책 속에는 조선에 대한 모욕적 언사가 많이 들었습니다. 이렇게 그는 사대주의의 병균을 전파하기 시작합니다.



연개소문 : 신채호는 기존의 역사가들의 연개소문에 대한 박한 평가를 강도높게 비판했습니다.

그는 봉건 세습적인 호족 공과제를 타파하고 정권을 한 곳에 집중함으로써 분권적인 국면을 통일적인 상태로 바꾸었고 혁명의 능력과 지략까지 갖춘 지혜롭고 유능한 사람이었다 평가합니다.

야심은 많았으나 덕은 부족했던 것을 안타까워하기도 하고요.

사관들의 노예적인 사대주의 역사들의 좁쌀과 팥알처럼 작은 자기 눈알에 보이는 대로 연개소문을 혹평해 왔음을 역사적 인물의 시체를 한 점살도 남지 않도록 씹어버린 것에 대해 통한하면서요.



부끄럽게도 신채호 선생님의 글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독립운동가 이전에 그가 얼마나 대단한 언론인이자 기자였는지 다시금 깨닫게 되었고요.



어려웠지만 상당히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민족의 스승, 단재 신채호 선생님.

당신의 신념과 발자취를 잊지 않고 늘, 되새기며 살겠습니다.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단재 신채호의 역사관을 알고 싶으신 분

교과서에서 배울 수 없었던 고대사를 알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리는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