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출신 방송인,
한때 정당의 대변인이기도 했고 노홍철의 맞선녀이기도 했던 그녀,
저자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알았다.
도시적이고 세련된 외모만큼이나 책 안의 글도 똑똑하고 단단했다.
여유있고 안정된 40대 전문직 여성이니 뭔 고민이 있겠나 싶었는데 그녀도 나름 고충이 있었다.
이 책은 40대 여성의 사랑, 연애, 결혼에 대한 에피스드를 엮은 책,
작가 자신과 지인들의 파란만장한 연애스토리가 가득했다.
솔직한 글이었다. 재미있고 유쾌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다.
재기발랄한 문장에 목청껏 웃기도 하다가 슬픈 사랑의 최후를 읽으며 저자가 말한 나쁜 남자놈에게 욕을 한바탕 휘갈기기도 했다.
사랑은 절대 기쁘기도 절대 아프기도 하니까.
호르몬 장난질에 놀아난다 해도 그때 그 감정, 그 기분은 절대적이니까.
남의 연애이야기는 재미있다. 당사자는 속이 타 죽을 지경이겠지만.
이성을 만나 사랑, 연애에서 결혼까지 가는 과정이 누구에게는 고속철도처럼 쾌속이지만
어느 누군가에는 사랑에 빠지는 그 순간조차, 기회조차 어렵다는 것.
비단 나이때문만은 아니다.
감정의 동요보다 세상살이를 다년간 경험한 레이더가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 그런데 그 레이더가, 그 촉이 나름 예리하다는 것.
끝까지 가지 못한 사랑에 대한 아쉬움을 곱씹을 새도 없이
자신이 놓친 남성의 정체를 알고 놀라고 만다. 사기꾼, 나르시시스트인, 이혼남, 허언증 환자 등.
그녀의 이야기가 허투루 들리지 않았다.
내 이야기기도 했고 지인의 이야기기도 하니까.
"여자는 날 더 사랑해주는 남자야 행복하다", "성실하고 가정적인 남자가 최고야.", "결혼하면 다 똑같아."
결혼 전 많이 들었던 말이고 나조차 지인에게 죄책감없이 뇌까렸던 말.
그런데 문제는 그런 남자가 나에게 딱 맞게, 딱 좋은 시기에 만나기가 쉽더라는 말이다.
어차피 해도 후회, 안 해도 후회라면. 그래서 어쩌란 말인가?
저자의 여유있는 분위기 속 날카로운 메시지가 좋았다.
사회 통념속에 연애, 결혼을 가두려고 하지 않아 더 멋있었고.
다시 말하지만 장밋빛 연애 성공담의 책이 아니었다.
연애에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수두룩한 책.
똑똑한 언니는 이미 답을 알고 있다.
바보야! 연애는 당신만 힘든 게 아니야.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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