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적 우울
이준영 지음 / 좋은땅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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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기억속 우울함의 편린들을 모아 시집으로 만들었다는 작가.

격정적이고 감정적인 시어가 아닌 담담하고 차분한, 패색 짙은 시어들에 더 마음이 갔다.

인간에 대한 환멸, 자기 부정, 위선을 낱낱이 부수면서도 인간에 대한 사랑, 연민은 끝끝내 놓지 못하는 시들로 가득한 시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친 상념에 치우치지 않고 현실적이고 근원적인 문제에 도달하려는 작가적 지향도 마음에 들

었고.


 

조용한 다정함이 느껴지는 시들이 좋았다.

특히 (내 짐작이 맞다면) 마광수에 대한 추모의 시, 작가의 <장미여관 그> 시에 깊이 공감했다.

개인적으로 마광수에 평가는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해왔던 터였다.

마광수의 천재적 재능과 달리 세간의 평가는 너무도 박했기에 그의 마지막까지 쓸쓸했던 행보가 못내 아쉬움으로 남았었다.

작가의 시 속에 마광수를 만나니 참으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작가도 나와 같은 마음으로 마광수를 보고 있다 생각하니 마음이 따뜻해져왔다.

불안과 우울에 나약하지만 시를 쓰는 과정을 성숙의 과정이라고 표현하는 작가.

그래서 좋아질 것을 생각하고 나아간다는 작가의 마지막 말에 가끔은 단편적 우울을 경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과정 또한 성숙의 과정임을 믿어의심치 않기에.

귀한 책,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

감성적인 시집을 좋아하시는 분

우울 속 희망의 메시지를 찾고 싶으신 분께

추천드리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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