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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백년 식당
구혜란 지음 / 니케북스 / 2020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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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구혜란 님의 소개가 흥미롭다.
뉴요커로서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활동중이신 뉴욕 거리를 40여년간 걷고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고 있는 저자.
'뉴욕 백년 식당'이라는 박지로 된 제목부터 이미지까지 예쁜 표지.
자그마하고도 도톰한 책이 손 안에 들어와서 책을 드는 순간 설렜다.
나 뉴요커 언니가 소개해 주는 뉴욕에서 백년된 식당들 같이 구경하는거야?
미국을 가본적 없는 나로서는, 미국은 뭔가 여행하기에 엄청 흥미로운 나라로 다가온다.
말그대로 멋진 직업 여성으로 살아가고 있는 구혜란 님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특히 100여 년 전에 문을 연 음식점들의 이야기들을 쓰기 위해 뉴욕의 역사 공부까지 아우르는 저자를 보며,
책을 한 권 써낸다는 것은 대단하고 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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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의 촬영장소인 캣츠 델리.
식당 내부엔 "Where Harry met Sally, hope you have what she had!"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영화를 촬영한 식당에 일부러 찾아가서 식사를 한 적은 없는데, 요건 왠지 낭만적이다.
저자가 소개해주는 영화속 명장면도 흥미로웠다.
1888년에 유대인 출신 아이슬란드 형제가 창업한 이래, 현재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식당의 역사, 특정 식당메뉴 등에 관한 이야기는
이문화를 오랜만에 느껴보는 특별함과 재미가 공존했다.
'1888 - 1989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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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숫자는 연도를 나타내는 것인데,
숫자 하나로 시작해서 오래된 건물과 그 건물을 지키던 사람들과 2020년을 살고 있는 내가 이어진다는 생소함이 좋았다.
My Pick이라 하여, 저자가 추천하는 음식 메뉴들은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흥분을 하게 만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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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릴린 몬로의 상처가 많은 성장기를 책을 통해 우연히 접했다.
그래서인지 화려했지만 여성으로서는 대단히 힘들었을 그녀 인생의 한 자락을 자주 보냈다는 펍에 관한 소개가 있어 자세히 읽어보았다. 그녀의 지친 몸과 마음을 잠시나마 쉬었을 펍...
바로 P.J. 클락스다.
1884년에 영업을 시작했을 당시는 그 동네 양조장, 가죽공장, 건설현장 등의 인부들이 찾아가 목을 축였다 한다.
당시 여자들은 혼자서는 술집에서 술을 마실 수가 없어서 술을 받아갈 수 있게끔 가게 밖에 구멍을 만들어둔 게 아직도 남아 있단다.
그땐 그랬어??
WOW!!!
밀주를 만들던 이야기, 여자는 정문으로 출입하지 못해 다른 곳으로 출입했다던 이야기 등,
백년 전 그 호시절의 이야기는 달콤했다.
그땐 그랬구나, 나 좋은 세상에 살고 있구나.
겨우 백여년의 시간이 사람들의 일상을 이리도 바꾸어 놓았구나.
가게 내부의 고풍스럽고 미국스런 분위기가 편안하고 좋구나~~
그나저나 이 펍의 캐딜락이란 햄버거는 진짜 먹어보고 싶다.......
여행갈 때 현지여행안내서를 보고 여행가는 스타일은 아닌데,
<<뉴욕 백년 식당>> 책을 읽고는 '오우~요정도 식당, 역사, 문화, 맛있는 메뉴' 정도는 알고 가는 것도 좋겠다.
동네에서 보는 할머니, 할아버지보다 더 오래살아낸 식당에, 내가 살짝 문을 두드려도 될까요? 상상만으로도 행복해진다.
'우리나라에는 이렇게 백년씩 살아있는 식당이 있나?'라고 떠올려보니 잘 떠오르는 식당이 없다.
내가 잘 몰라서 그런가?
오래된 식당, 카페, 펍의 가치를 알아보고 유지해내려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가?
그 공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그 사람들이 먹었던 음식들, 그 사람들이 좋아했던 거리들, 그 사람들이 만들어낸 문화 이야기를 이리도 편안하고 나이스한 어조로 듣다니, 감사한 밤이다. :)
지금으로부터 100년 뒤엔 또 어떠한 세상이 펼쳐져 있을까?
가슴이 벅차다.
코로나 19의 여파 속에서 어린 아가와 집콕중인 나로서는 <<뉴욕 백년 식당>>을 통해 대단한 여행을 한 셈이다. 스
맨해튼 땅을 처음 밟았을 때는 두려운 도시라고 느꼈던 저자가 그곳에서 업을 영위하며 한 명의 뉴요커로서 누구보다 뉴욕을 잘 알게되기까지 수많은 시련, 배움, 깨달음의 과정이 있었을 것이다.
그 문을 통과하기까지가 두려워서 그렇지, 그 문을 통과하고 나면 이렇듯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이지 싶다.
디자이너라는 시공간을 아름답게 하는 멋진 직업을 가진 여성이자,
나에게는 미지의 땅인 미국 뉴욕에서 당당하게 살아가는 한국인이자,
옛 것의 소중함과 오늘날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문화를 즐길 줄 아는 한 사람의 뉴욕의 맛, 향기 안내여행은 여운이 제법 오래갈 것 같다.
. 나는 맨해튼 외 다른 도시에서 살아가는 내 모습을 쉽게 상상할 수가 없다. 직업 덕분에 뉴욕의 고급 사무실과 주택, 음식점 들을 찾아가 볼 기회가 많았고, 건축 자재나 가구, 장식품을 취급하는 고급 브랜드의 전시실이나 그와 연관된 행사나 파티에도 자주 참여했다. 이 역시도 맨해튼에서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다.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