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 선, 면 다음은 마음 - 사물에 깃든 당신에 관하여
이현호 지음 / 도마뱀출판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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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듣는 일'에 관해 생각했다. 듣는다는 것은 곧 스미는 일이었다. P177

악수나 포옹을 할 때 서로에게 스미는 마음과 체온도 우리가 어쩔 수 없고 또 눈에 보이지 않는다.
악수를 듣는다. 포옹을 듣는다. 내게는 이 말이 그럴싸하다. 당신의 마음에도 들었으면 좋겠다. 더불어 이 책을 보는 것이 읽는 일이 아니라 듣는 일이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ㅡ 저자의 마음

사물에 스며든 글이고 누군가에게 스며든 글이다.
듣는 일이란 것이 참 쉽지 않게 느껴질 때가 있다.
누구의 말을 듣다보면 먼저 쉽게 조언하게 되거나 지리하면 집중하지 못해 딴청을 부리거나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있어 성급히 끼어들어 말을 할때도 있기 때문이다.

저자의 사물을 들으며 풀어내는 글을 보며 사물에 사람에 스며든 마음이 따뜻하고 겸허하다.
표지의 벽에 스며든 볕의 모습이다.

내가 사물이 되지 못하는 까닭은 당신의 자리에 나를 먼저 두기 때문이다. 사물은 언제고 무슨 일에서건 저 자신을 앞세우는 일이 없다. 사물은 다만 기다린다. 사물은 우리의 부름에 준비하고 있다. 그들은 사냥감을 향해 달려들기 전에 몸을 납작 업드린 고양이처럼 웅크리고 있지만, 점잖게도 먼저 나서는 법이 없다. 그들은 내 손이 닿을 때라야 비로소 움직이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한다. 그러고 다시 수도자의 길로 돌아간다.P148

머리카락은 다른 사물과 다르다. 다른 사물들은 당신과 몸이 닿았을 뿐이지만, 머리카락은 한때 당신 그 자체였다. 얼마 전까지는 당신의 일부였던 것이 당신에게서 떨어져나오며 별개의 사물이 되었다. 한때 당신이었던 것을 냉큼 쓰레기통에 버리자니 못내 마음에 걸린다. P118
(누구에게 전해주면 등짝 맞겠지 ㆍㆍㆍ)

점,선,면 다음은 마음 은 수건에게서 들은 이야기다.

(궁금하지요?😅)

P 88~

바다가 된 수건 이야기가 재미있다.

도서협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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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숙녀 신사 여러분
유즈키 아사코 지음, 이정민 옮김 / 리드비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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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에 사진들을 보는 걸 좋아한다. 일본사람들의 풍경, 꽃, 인물 사진들도 보게 되는데 뭔지 색감이나 구도 내용?들이 일본 특유의 무엇이 있고 자주 몽환적이다 안개속 같다 따뜻하다 싶은 생각이 든다.

이단편 소설집에서도 사진에서 보던 느낌이 드는거 같다.

7편의 단편들
사회의 틀과 규칙에 맞부딪치는 사람들 그들을 가로막는 '벽'을 뛰어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벽을 뛰어넘는 영웅적인 분명한 거대한 사회적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는다.

시나브로라는 말처럼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의 변화, 개인들의 변화로 시작해 연대하며 이뤄지는 변화로 마침내 무력화되고 무너지는 틀과 규칙ㅡ 벽?

아기띠와 불륜 초밥에서 초밥집에서
아기엄마가 아기로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 알콜을 끊고 있다가 모유수유를 끊게되는 날 원하는 음식과 와인을 만족스럽게 흡입하는 묘사에 같이 기쁨이 느껴졌다. 아기엄마가 요구하는 음식들을 함께 맛보고 싶었다.

그리고 지불하는 돈은 출산 축하금으로 지불한다.

이 단편의 마지막은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온다. 그 소리가 나는 3층 베란다에는 깜빡하고 걷지 않은 듯한 기린 인형이 흠뻑 젖어서 난간에 들러붙어 있었다' 로 끝난다.

아파트 1층은 카페 라는 마지막 편에
'어떤 인간이든 자신만의 안전한 공간이 분배되는 사회가 되면 좋을 텐데 '에 공감이 되었다

작가의 전작들이 읽어보고 싶어졌다.

도서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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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의 의자
고우야마 요시코 글, 가키모토 고우조 그림, 김숙 옮김 / 북뱅크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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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가 작은 의자를 만들었습니다. 토끼가 만들었다는 표시로 의자에 조그만 꼬리를 달았습니다.

그림을 보며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웠어요

아이들과 읽으며는 토끼처럼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표시를 같이 생각해보고 만들어보자고 하면 좋을거 같아요.

토끼는 '이 의자 어디에 두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팻말을 하나 만들었어요.

'아무나' 라는 글자를 새긴 팻말이었어요.
의자를 팻말과 함께 놓아두었지요.

제일 먼저 도토리를 한 바구니
가득 주워 집으로 돌아가던 당나귀가 이 아무나 팻말과 의자를 보았지요.

당나귀는 의자에 바구니를 내려놓았지요.
등이 가벼워진 당나귀는 나무에 기대어 쉬려다 그만 낮잠을 자버리고 말았어요.

한참을 자고 일어난 당나귀
도토리 바구니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도토리들이 알밤으로 바뀌어 있었거든요.

"어어어? 도토리가 알밤이 됐네.
아하! 도토리가 알밤의 아기였구나."

설마 그럴 리가!

당나귀가 자는 동안 무슨일이 일어난 걸까요?

그림도 내용도 사랑스럽고 귀여운 그림책입니다.

아이와 함께 순서대로 읽어도 좋지만 앞부분 읽고 뒷부분 읽고 중간부분을 읽어도 좋을거 같아요~~

#채성모의손에잡히는독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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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의 말 - 흙과 돌과 숨으로 빚은 담의 미학을 생각한다
민병일 지음 / 열림원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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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장의말#민병일#산문집#열림원#협찬도서

때때로 집에서 일찍 나서 여유가 있는 날 직장 근처 강변을 잠깐 운동삼아 걷게 되는 날이 있다. 출근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일정 거리를 다녀오기로 하는데 자꾸만 발걸음이 멈추게 되는 때가 있다. 비춰오는 햇빛, 산책하는 사람들 뒷모습, 자전거 타고 멀어져가는 모습, 때로 못보던 꽃, 강변의 새들등을 본다고 멈춰 다녀오려던 길을 다 걷지 못한다.

이책은 강변길 걷다 발걸음 멈추게 하듯 멈추게 되는 때가 있다. 담벼락 방랑자의 담벼락 사진, 해외의 벽사진, 소개하는 그림들, 음악, 문장표현들 등이 책장 넘기기를 멈추게 한다.

어느 집들의 담벼락 사진들에서 멈춘다. 아~~
감탄이다. 어느 바닷가 오래된 사람은 살지 않는 집의 화장실 담이 멈추게 한다. 작가는 이담과 함께 프랑스 시골의 작은 마을 롱샹 성당 담벼락을 비유하
며 담의 미를 이야기 한다. 아름다웠다.
또 읽어가다가는 그림, 음악 등에 멈추어 이들에 대해 검색해서 보개도 듣겠고 한다.
찾아서 보게된 그림은 장욱진 화가의 항아리 과
찾아듣게된 음악은 드보르작의 [어머니가 가르쳐주신 노래]이다. 그림 앞에 음악 속에 오래 머물고 싶었다.
책의 많은 문장표현들도 멈추게 한다. 계속계속 옮기고 싶은 문장들이 나와 멈춤한다.

읽어나가며 드는 생각 하나
이런 아름다움들을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머물 수 있다면 삶의 어렵고 힘든 순간들을 넘어갈 수 있는 힘이 되겠다 싶었다.

또 하나
그곳에 가고 싶다. 와온 ㅡ

책속에서 ㅡㅡ

예술이든 사람이든 꽃을 피웠지만 아름답지 못한 것은 내면에 심미적 사유로서의 아름다움이 없기 때문이고, 꽃을 피웠지만 아름다운 것은 내면에 심미적 사유로서의 아름다움이 있기 때문이다. P74

동백으로 붉게 물든 담장이든, 새하얀 눈 덮인 담장이든, 담장 앞에 서면 본래의 내가 보였다. 나는 담장 안에 있는 고즈넉한 오두막에 있길 좋아했다. 흙냄새가 솔솔 풍겨왔고 달빛 머금은 돌에서 파란별을 찾다보면 잃어버린 시간
을 찾아가는 길이 보였다. 보이지 않던 길이 길을 열고, 그 길이 수만갈래 길을 열어가며 길의 우주를 만들었다. 그곳에서는 시간이 시간을 재촉하지 않았다. P102

아름다움이란 어느 순간 나타났다 사라져가기에, 미적인 것을 보았을 때 그 순간을 보았을 때 그 순간을 경배해야 한다는 것을 나는 경험적으로 알고 있었다. P103

사노라면 길이 잘 보이지 않아 막막할 때가 있고 길이 보이더라도 선뜻 그 길을 가기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담장이 말을 걸어올 적이 있다. 길을 걷다 보면 길이 보였다. 담장은 예술적인 '것' 을 보여주는 친구 같았고, 방랑하는 길목에서 생의 신비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현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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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1930 어느 영국 여인의 일기
E. M. 델라필드 지음, 박아람 옮김 / 이터널북스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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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영국여인의일기.1930#E.M.델라필드#박아람#ETERNALBOOKS#도서제공

로버트가 자지 않고 무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일기를 쓴다고 대꾸한다. 로버트는 다정하지만 단호하게 말한다. 일기 쓰는 건 시간 낭비라 생각한다고.
잠자리에 들려는 순간 문득 궁금해진다. 정말 그럴까?
그건 후대만이 답할 수 있을 듯.
끝.

옮긴이의 말
후대로서 답한다.
전혀 그렇지 않다고. 결국 역사는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고 세상은 크게 변하지 않았기에 그녀의 일기는 여전히 우리를 각성하고 연대하게 한다고.

이렇게 편집되어 있는 부분이 재밌다. 걸어가다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며 새삼 그 길을 지날때와 또 다르게 생각되는 느낌이다.

재미있게 읽히는 글이다.
책을 받아 표지를 보고는 어느 카페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카페에서는 표지의 잔처럼 우아하고 예쁜 잔에 커피를 주기때문에 ㆍㆍ
글도 왠지 우아한 잔잔한 울림 있는 내용이지 않을까 했는데
왠걸?!이다 싶다.

나날이 정신없고 바쁜 가정생활의 모습이고 이웃, 친구와의 모습들이다.
로버트는 작가의 남편. 남편을 남의 편이라 한다는데 작가가 이 표현을 알았다면 일기에 여러번 썼을거 같다.
생활의 장면들 속에서 작가의 사고의 흐름이 엉뚱하게 튀는 부분이 재미있으면서 공감이 되기도 한다.
두아이의 엄마로써 자존감이 떨어져 올려보려고 미용실에서 관리를 받았는데 그다지 나아지지 않다가 아이들이 좋아하는 초코렛을 구입하고는 기분이 좋아졌다는 부분, 아들이 모으는 카드를 이해할 수 없지만 구해주려는 모습에서 엄마가 되어보진 못했지만 공감된다.
문학을 사랑하고 자주 인용하는데 공감을 얻지 못할때도 많지만 적절하게 사용하고는 뿌듯해하고 좋아하는 모습, 대화 중 모르는 주제들이 나올까봐 긴장하는 모습도 재미있다. 작가의 허영심도 숨김없이 드러나고 못마땅한 이웃의 뒷얘기를 함께 나누며 유대감을 얻고 만족해하는 모습도 일기에 담겨 웃게 한다.
작가의 집에서 일하는 마드무아젤의 특유의 호들갑을 떨며 내뱉는 말을 프랑스어 발음 그대로 옮겨 놓았는데 음성지원을 받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언듯언듯 보이는 프랑스인과 영국인의 정서의 차이를 보는 부분도 재밌다. 영국인의 입장에서 프랑스인의 정서에 대한 표현일텐데 한국사람은 영국인과 프랑스인 보면 어떨까 싶기도 하다.
영화나 그림들을 통해 책을 읽으며 표현되는 배경 풍경 사람들의 모습들 음식들이 언뜻 그려지지만 또렷이 눈앞에 그려졌으면 하는 생각도 들었다.

책속에서

의문: 집안에 신경 쓸 일이 끊이지 않으면 인간적인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걸까?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만 지금은 그걸 바로잡을 새가 없다.

대문 옆에 크로커스 꽃 한 무더기가 핀 것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 상투적이지 않고 매력적인 표현을 찾고 싶어서 "독일 정원의 엘리자베스"가 되었다고 상상하려는 찰나, 요리사가 불쑥 다가와서 하는 말, 생선장수가 왔는데 대구와 해덕대구만 있네요. 해덕 대구 냄새가 신선하지 않은 것 같은데 대구만 들일까요?
자주 깨닫는 사실이지만 사는 게 그렇지 뭐.

하녀를 찾는 데는 완전히 실패했지만 길에서 담뱃갑 카드 두 장을 주웠으니 아주 헛된 하루는 아니었다. 두 장 모두 깨끗할 뿐 아니라 신기한 새 부리가 그려져 있다.

과감하게 노란색 리넨 테니스 드레스를 구입한다. 하지만 결국 내가 로빈과 비키의 입에 들어갈 빵을 빼앗았다는 생각에 괴로워 한다.

앤젤라에게 긴 편지를 쓴다. 이유는 딱 하나, 런던에서 로즈의 저명한 친구들을 만난 일을 별 일 아니라는 듯이 과시하기 위해서다.

로버트와 함께 차를 타고 떠나는 로빈이 어쩐지 어린애 같고 쓸쓸해 보인다. 게다가 비키도 울부짖는다. 나는 비키에게 뚝 그치라고 타이른다. 그러자 마드무아젤이 하는 밀, "아, 엘라 탕 드쾨르!"(아, 마음이 참 여리기도 하지) 마치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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