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어부와 커다란 그물 귀쫑긋 그림책
쉬지 베르제 지음, 백수린 옮김 / 토끼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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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조상들의 정서는 자족하는 삶을 추구했던 것 같다.

까치밥도 남겨 주고, 사냥을 할 때도 작은 동물들은 살려 주고,

생활이 넉넉지 않은 가운데서도 부뚜막에 좀도리 쌀을 남겨 어려운 이들도 도와주고,

그렇게 삶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여유가 있는 민족이 우리민족이라고 생각한다.

 

바다로 둘러싸인 섬에 가족과 함께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작은 어부가 이 책의 주인공이다.

작은 어부는 아내와 함께 정원을 가꾸고, 아이들과 낮잠을 자고, 매일 물고기를 잡을 수 있다니,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만족한 삶을 살며 지냈다.

그래서 물고기를 잡을 때도 욕심 부리지 않고 매일 식구 수 만큼만 잡았는데 어느 날 아이들의 성화에 다시 한번 던진 낚싯대에 이상한 병이 걸렸다. 병을 열자 그 속에 갖혔던 꽃게 임금님이 풀려 났고 임금님은 소원을 하나 들어 주기로 했다.

작은 어부와 가족들은 매일 물고기 백 마리씩을 잡게 해달라는 소원을 말했고, 꽃게 임금님은 그 소원을 들어 주었다. 소원을 성취한 작은 어부는 행복한 삶을 이어갈 수 있었을까?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만족하지 못한다면 그 사람은 더더더를 외치며 그의 삶을 채찍질해 나갈 것이다. 마치 정말 가난한 사람처럼...

작은 어부가 자족하는 삶을 살았을 땐 작은 어부 가족은 물론 바닷속에 사는 물고기도, 조개도, 해초도 모두 행복할 수 있었지만 욕심을 부리며 더더더를 외치면서부터 바다는 몸살을 앓고 더 이상 생명력을 지속할 수 없는 상태로 모두의 불행을 자초하고 말았다.

 

인간의 끝없는 욕심은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우리의 자연 환경들을 훼손하기 시작했고 수 많은 시간이 흐른 지금 인간은 그 댓가를 치르고 있다. 작은 어부의 가족처럼 말이다. 작은 어부 가족이 자신의 실수와 잘못을 깨닫고 자연과 함께 살아내던 그 시절로 돌아가기 원할 때 자신의 것들을 나누어 주던 이웃섬의 최고의 어부들처럼 서로를 돌아보고, 나눠 주고, 함께 공존하는 삶을 위해 마음을 내어 주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게 해준 책이다.

 

나 혼자만 잘 산다고 해서 행복해 질 수 없는 세상 속에 우린 지금 살고 있다. 그래서 나의 행복만큼 나를 둘러 싼 다른 모든 것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야 우리의 행복이 지속될 수 있다는 걸 기억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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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와 글을 못 읽는 늑대 상상그림책 3
티에리 로버에흐트 지음, 필립 구센 그림, 이화연 옮김 / 옐로스톤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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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매력은 마음대로 상상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마치 꿈을 꾸는 것처럼요.

 

아주 독특한 책 한 권을 만났어요.

<공주와 글을 못 읽는 늑대> 책에는 현실 속 이야기가 진행되는 책 속에 또 다른 상상 속 이야기를 담은 책이 등장하거든요.

책이 줄 수 있는 무한의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구조이죠.

 

조에가 잠들기 전, 엄마는 조에에게 잠자리 책을 읽어줘요.

조에가 잠이 들자 엄마는 침대 위에 읽던 장면을 펼쳐두고 방에서 나오죠.

펼쳐진 책 속에서 공주는 무서움에 떨고 숲에선 늑대의 울부짖음이 들려왔어요.

공주는 도망쳐 책 밖으로 뛰쳐 나왔어요.

공주는 처음으로 책 밖으로 나와 몹시 무섭고 추웠는데 늑대도 뒤따라 책 밖으로 나왔지 뭐예요?

공주는 빨리 늑대를 피해 숨어야겠어요.

조에는 책장으로 달려가 글씨만 있는 책 속에 숨기로 결정하고 책 속으로 들어가 공주라는 글자 속에 숨었어요. 늑대는 글자를 모르기 때문에 공주는 안심했지요.

그런데 늑대가 고른 책이 하필 <읽기를 배워요>였어요. 늑대가 글자를 익히기 시작합니다.

과연 늑대와 공주는 어떻게 됐을까요?

 

이 책에선 우리가 알고 있는 옛이야기가 꼬리에 꼬리에 무는 상상력을 타고 새롭게 변화해갑니다. 늑대와 공주가 쫓고 쫓기는 추격전을 펼치며 긴장감을 주고 장소의 변화도 다양해져요.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사실은 책이 또 다른 주인공 역할을 하며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예요. 현실과 상상의 세계를 넘나들며 이야기에 쏙 빠져 책을 읽는 아이의 모습을 상상하면 기분 좋아지는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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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더더 몬스터
헤일리 웰즈 지음, 김여진 옮김 / 반출판사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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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하는 유쾌한 책!

<더더더 몬스터>입니다.

표지를 채우고 있는 검붉은 돼지의 그림자가 탐욕 그 자체처럼 보여요.

이 그림자의 주인공이 더더더 몬스터일까요?

 

욕심 많은 몬스터가 다스리는 한 섬이 있어요.

몬스터는 날마다 조금 더, 더 많은 것들을 원했죠.

새로운 것, 더 뛰어난 것, 최신의 것, 가장 세련된 것들을...

그리고는 일꾼들의 몫까지 다 먹어버렸어요.

그런데도 착한 일꾼들은 몬스터에게 충성하며 편리한 도구와 장치들까지 만들어 쉴 틈 없이 일해요.

 

왜 몬스터가 우리 섬을 마음대로 하는거지?”

몬스터는 이 모든 게 정말 팔요한 걸까?”

만약 조금이라도 달라진다면?”

 

어느날 꼬마 일꾼은 이 질문들의 답을 직접 찾아보기로 했다가 그만 몬스터에게 잡혀 먹고 말았어요. 그런데 몬스터의 뱃속은 엄청나게 많은 것이 있었어요. 몬스터는 바로 기계였거든요.

꼬마일꾼은 여러 가지 기계들을 만졌고 몬스터는 점점 이상해졌죠. 할 수 없이 친구들을 불러 몬스터를 고쳐보려 하는데 과연 몬스터는 고쳐질 수 있을까요?

 

모두들 일상적인 삶으로 여기고 받아들이는 상황에서 꼬마일꾼이 던진 질문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가?를 보면서 질문하는 삶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됐어요.

질문을 가질 때, ? 라는 의구심을 펼칠 때, 그 때가 바로 새로운 세상으로 들어가는 출발점이 되더라구요.

 

소비가 미덕임을 강조하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적정 소비에 대해 생각해 볼 때인 것 같아요. 일명 가짜 욕구를 부추겨 끊임없이 더더더 많은 것들을 소유하게 하는 대기업의 마케팅 속에서 꼭 필요한 소비, 현명한 소비, 모두에게 유익한 소비 방법을 찾아가는 지혜를 발휘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혼자만의 독식으로 배부른 몬스터가 아니라 함께 나누고 협력하는 지혜로운 일꾼들처럼 인생에서 가장 소중히 여겨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였어요.

내 안에 탐욕이 넘칠 때, 그때의 내가 바로 더더더 몬스터임을 기억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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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 그림책봄 21
장순녀 지음 / 봄개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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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풍경은 실제로도 멋지지만

그림책 속에서도 멋진 장소로 등장하는 것 같다.

검은 돌담과 활짝 핀 수국으로 둘러싸인 제주도가 배경인 그림책이 또 한 권 나왔다.

 

<!>

표지에는 검은 강아지 한 마리가 검은 현무암 돌담이 긴 골목길에 서 있다.

뒤에는 주둥이와 귀 끝이 까만 노란개가 몸을 반쯤 숨긴 채로 검은 강아지를 지켜 보고 있다.

 

드륵드륵 여행 가방을 끌고 돌담길을 걸어가는 여행객의 소리에

낮잠자기 싫었던 깜돌이는 깜짝 놀란 척, 벌떡 일어난다.

혼자가면 안된다는 엄마 말을 못 들은 척,

큰일 난 척 담 밖을 갸웃갸웃!

망설이는 척, 주춤거리던 깜돌이는 살짝 열린 대무 사이로 밖으로 나온다.

깜돌이 걱정에 엄마도 뒤따라 나오고......

 

깜돌이의 골목 탐험은 호기심 천국이다.

골목길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 오줌도 싸고

콧등을 찍고 달아난 나비에게 골이 난 척!

 

호랑이인 척, 하는 고양이에게 놀라고

안 무서운 척, “너 말고 나비한테 그런 거야소리치고 달리다가 큰 어려움을 만난다.

그 광경을 말없이 뒤따라 오며 바라보는 엄마 개 누렁이!

 

위험에 빠진 깜돌이를 구해 줄 수도 있었을텐데 누렁이 어미는 바라만 보고 있다.

깜돌이 스스로 그 위험을 해결해 내리라는 믿음과 응원을 보내는 어미 개의 마음이 전해졌다.

깜돌이가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바라며 뒤에서 묵묵히 바라봐 주는 누렁이의 모습 속에서 새끼(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이 다 같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달려가 어려움을 해결해 주고도 싶지만 잘 할거라는 믿음으로 기다리며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이 부모의 자리인 것 같다.

 

어미 개와 새끼 개의 모습은 작가가 제주 여행에서 만난 실제 상황이었고, 강아지의 움직임과 표정을 생생하게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다. 처음부터 여행 가방을 끌며 등장했던 작가는 어느새 돌담에 앉아 이 사랑스런 강아지들을 그리고 있다.

 

#신뢰와 성장 #독립성 #자신감 #모험과 상상 #말놀이의 재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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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터 에런의 첫 번째 이야기 바람그림책 123
안드레아 비티 지음, 데이비드 로버츠 그림, 김혜진 옮김 / 천개의바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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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1학년에 입학한 아이들 중 책을 잘 못 읽는 아이들은

단순히 지능 문제라고 단정 짓는 경향이 많았다.

몇 년 전부터 문해력에 관한 얘기들이 화두가 되면서

난독증에 대한 정확한 개념들을 찾기 시작했다.

 

난독증의 사전적 의미는 다음과 같다.

<학습 장애의 유형 중 하나인 읽기 장애를 의미하며,

좁은 의미로는 글에서 의미를 파악하는 독해력은 정상이지만

문자로 표기된 단어를 말소리로 바꾸는 해독 능력에 문제가 있는 것을 의미함>이라고 나와 있다. , 말소리가 글자나 단어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파악하는 데 뇌가 어려움을 겪는 증상으로 학습장애의 한 종류이다.

 

난독증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에런은 이야기 듣는 것을 아주 좋아했다.

그리고 4살 때부터 날마다 그림을 그렸다. 에런은 진심으로 읽기를 배우고 싶었으나

글자들은 삐뚤빼뚤 꿈틀거렸고 거꾸로 서 있는 글자들을 읽어내기란 너무 어려웠다.

글자 읽기에 도전하고 좌절할 때마다 에런은 그림을 그렸다.

 

붉은 꽃무늬 점퍼를 입고 선생님께 드릴 꽃다발을 들고 입학식에 참석한 에런은 입학 후에도여전히 글자 읽기에 실패하고 나중에는 돋보이지 못할 바엔 차리리 눈에 띄지 않겠다고 다짐한다. 글자 읽기에 실패할 때마다 에런의 붉은 점퍼에서는 꽃이 우수수 떨어진다.

 

2학년이 된 에런!

라일라 선생님이 내준 <진심을 담은 이야기 한 편 써오기> 숙제를 하기 위해

밤새도록 썼다 지우기를 반복한 에런은 결국 숙제를 마치지 못하고 학교에 갔다.

친구들 앞에서 과제를 발표해야 하는 에런은 한참을 망설이다 두 눈을 질끈 감고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어릴 때부터 들었던 이야기가 에런의 마음 속에서 새롭게 창조되어 날개를 단 것처럼 말이다. 에런은 이야기를 통해 특별한 힘은 바로 마음에서 우러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이 책에서 라일라 선생님의 따뜻하고 친절한 모습은 에런은 물론 책을 읽는 나에게도 참 감동으로 다가왔다. 처음으로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생각을 말한 에런을 있는 그대로 지지해준 선생님으로 인해 복도 끝에 생긴 <일러스트레이어의 정원>이 생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붉은 점퍼에서 떨어졌던 꽃들은 에런에 의해 시들지 않는 꽃들로, 보는 이들에게 꿈을 향한 희망과 용기를 불어 넣어 주는 꽃들로 다시 피어날 것이다.

 

이 책은 특별히 난독증이 있는 독자들을 위한 한글 글씨체를 개발 중인 분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읽기 쉬운 글씨체를 사용했다고 한다. 장애를 인정하고 극복하기 위해 주위 사람들의 선한 도움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알 수 있고, 또한 등장하는 다양한 사람들을 통해 다름을 인정하는 다양성 존중 교육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인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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