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허물다
공광규 지음, 김슬기 그림 / 바우솔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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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시그림책을 만났다.

공광규 시인의 시에 김슬기 작가가 아름다운 그림을 넣어 만든 책이다.

 

시인이 허름한 시골집에 내려와 담장을 허물자

텃밭은 정원이 되고 자연 풍광이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 왔다.

 

담장을 허물자 주변의 모든 것들과 소통할 수 있게 되었다.

까치도, 나무도, 노루도, 멧돼지도, 토끼도 친구가 되었고

들꽃과, 연꽃과, 구름과, 해와, 달이 담긴 연못도 나의 정원이 되었다.

내 것을 비우고 나누니 더 많은 것들이 내게로 와 채워진 것이다.

 

다색쇄 판화 그림으로 표현된 장면 하나하나가 너무 예쁘다.

판화로도 이렇게 아름다운 색감을 살릴수 있다니...

그냥 물감으로 그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비우고 나눔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집.

담장으로 경계짓지 않고 그 경계를 허물어 더 넓은 세상으로 만들어 가는 집.

 

이렇게 툭 트인 시골집 마루에 앉아

흘러가는 구름도 보고 새소리도 듣고 동물 친구들도 만날 수 있다면

그 곳에서 밤새도록 자연의 소리에 젖어들고 싶어지는 그림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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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어린이문학방 13
사노 요코 지음, 황진희 옮김 / 여유당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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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요코가 사랑한 오빠.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나 더 그리웠을 그녀의 오빠.

사랑하는 오빠와의 추억이 담긴 동화 다섯 편을 엮어 만든 <내가 여동생이었을 때>

절판되었던 <열 한 살 우리 오빠>가 복간되어 나온 책이다.

홍역, 여우, 관람차, 사슴, 기차의 제목으로 시작되는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사노요코와 오빠는 매사에 죽이 척척 잘 맞는 남매였다.

그런 오빠가 세상을 떠난 뒤, 오빠와 함께 한 유년시절을 품고 살아 온 요코의 가슴 속엔 아직도 열 두 살 오빠가 살고 있다.

그리고 그 오빠와 다시 한 번 놀고 싶어 이 책을 썼다는 작가의 말이 내 마음에 콕 박혔다.

 

다섯편의 이야기가 모두 상상과 현실을 넘나 들며 펼쳐진다.

오빠와 요코가 어린 시절에 어떻게 놀았는지 책을 읽다 보면 보인다.

요코는 노는 방법을 오빠에게서 배웠다.

상상의 세계 속으로 들어가 놀이의 즐거움을 경험하는 남매의 모습이

살짝 기이하기도 하고 사랑스럽기도 하다.

 

엄마의 여우 목도리에 오빠의 코피가 묻은 것이 남매에겐 재미있는 사냥놀이가 되고,

오빠는 개 페스와 함께 언덕 위에서 관람차를 타기도 하며, 목욕하던 요코는 물 속으로 들어가 달리는 기차를 만들어 내고 오빠와 함께 기차를 타기도 한다.

이렇듯 이야기속 두 남매는 현실의 순간에서 상상의 세계로 빠져 들어 그 속에서 둘만의 놀이를 만들어 낸다. 요코에겐 무엇을 하든지 오빠와 함께 했던 시간이 소중했던 것 같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통해 사노요코는 독자들을 각자의 어린 시절로 데려다 준다.

형제 자매들과 함께, 또 친구들과 함께 햇볕에 그을려 새까만 피부가 될 때까지 동네를 누비고 다니며 놀았던 그 시절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준다.

소꿉놀이, 딱지치기, 구슬치기, 그리고 때로는 돌아가며 지어낸 옛날 이야기를 들려줬던 그 시절로 돌아가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노요코는 이제 그토록 그리워하던 오빠를 만났겠다.

오빠와 함께 귀에 돋아난 사슴 뿔을 보고 깔깔거릴까?

아니면 벌거숭이가 된 채로 기차를 타고 있을까?

무엇을 하든 오빠와 함께라면 요코는 충분히 행복할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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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비밀 베스트 세계 걸작 그림책 15
이시즈 치히로 지음, 기쿠치 치키 그림, 황진희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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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잖아, 난 춤을 잘 못춰. 부끄럽거든. 그런데 걷는 것은 좋아해.”

나의 비밀이다.

 

너무너무 귀여운 책이 찾아왔다.

누구한테도 말할 수 없는 나의 비밀

 

그런데 읽다보면 그 비밀이라는게 에게게 한다.

아이들 입장에서 쓴 비빌이기 때문이다.

 

딱봐도 기쿠치치키 그림이라고 표가 나는 그림은 천진만만 그 자체다.

글도 너무 사랑스럽다.

 

급식은 잘 못 먹는데 사과는 세 개나 먹을 수 있고

가끔 외톨이가 되지만 개미하고는 너무나 다정하게 잘 노는 게 비밀이라니...

이런 아이 만나면 꼬옥 안아주고 싶다.

 

어른들도 이렇게 사랑스럽게 비밀을 고백할 수 있다면...하고 상상하며 읽었다.

 

마치 시를 읽는 것 같은 리듬감이 있어

낭독해줄 때 더 귀 기울이게 되는 그림책이다.

눈으로는 기쿠치치키의 그림을 보고

귀로는 황진희 샘의 낭독을 듣는 호강을 누렸던 이 책

널리널리 사랑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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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이유 딸에게 엄마 아빠가 필요한 이유
그레고리 E. 랭.수재너 레너드 힐 지음, 시드니 핸슨 그림, 최은숙 옮김 / 책연어린이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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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들의 블루스라는 드라마가 인기다.

극 중에서 인권이라는 아빠는 영주라는 딸을 홀로 애지중지 키운다.

전교 1, 똑부러지는 딸이 서울로 대학을 가기만을 바라며 뒷바라지 하는 아빠.

그런 아빠에게 딸의 임신 소식은 하늘이 무너지는 일과도 같다.

그래도 결국 자신의 생각을 내려놓고 딸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인권을 보며 눈물이 났던 기억이 있다. 그만큼 어느 가정에서나 대개 딸은 아빠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자란다.

 

[처음 너를 안은 순간 새로운 세상이 열렸어.

그 순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겠다고 다짐했지.

세상에서 가장 빛나는 네가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딸에게 아빠가 필요한 이유>라는 책의 첫문장이다.

이 문장이 인권의 마음을 대변해 주는 말일 것 같았다.

아니, 처음 딸을 맞이하는 모든 아빠들의 마음일 것이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딸들에게 전하는 아빠의 당부를 담은 책이다.

딸들을 응원하며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일러주는 아빠의 사랑과 애정 가득한 마음이

그대로 잘 표현되어 있다.

, 코끼리, , 펭귄, 기린 등 귀여운 동물 부녀들이 등장해 더욱 친근감 있게 다가오기도 한다.

 

어디 딸들에게만 주는 말일까?

사랑하는 자녀들에게 부모가 해주고 싶은 인생의 경험과 지혜를 들려주는 이 책을 읽고 나니

우리 아들, 딸이 떠오른다.

난 뒤에서 그들을 위해 묵묵히 기도하는 것 밖에 해줄 게 없다.

 

아빠가 딸에게

엄마가 아들에게

아이들을 안고 읽어주기 딱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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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의 숲 온그림책 6
유키코 노리다케 지음, 이경혜 옮김 / 봄볕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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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음에 쏙 든 책을 만났다.

너무 좋아서 원서까지 구입했다.

크고 시원한 판형, 아름다운 그림, 그리고 관심 있는 주제까지...

한 달 가까이 사랑에 빠진 이 책은 바로 도서출판 봄볕에서 나온 <형제의 숲>이다.

 

두 형제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는 삶의 결과를 보며

그리고 그 삶이 자신은 물론 주위 사람들의 삶에까지 영향을 주는 것을 보며

나의 선택은 어떠해야 하고, 내 선택의 결과에 대해 어떤 책임을 져야할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간을 갖었다.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 못했을지라도 최소한 어떤 방향으로 내 삶을 운전해 가야할 지는 알겠다.

 

책 속 문장으로 표현하자면

물을 끌어오기 보다는 물에 다가가는 삶의 방식으로,

다음을 생각하기에 앞서 있는 그대로 좋아서 머무르는 삶의 방식으로,

그래서 결과를 자랑하기 보다는 결과에 감탄하며 희열을 느끼는 삶을 살고 싶다.

주변의 사람들, 사물들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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