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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첫날인데… ㅣ 햇살그림책 (봄볕) 54
김진미 지음 / 봄볕 / 2023년 2월
평점 :
오늘도 학교에서 만나는 1학년 아이들은 다양한 각각의 매력을 뽐내고 있다.
현관 앞에서 엄마에게 손가락 하트는 물론 머리 위로 하트를 날리는 아이도 있고
필요 없는 실내화 주머니를 날마다 가지고 오는 아이도 있고(개인신발장이 있어서)
아빠와 하이파이브로 잠시의 이별을 고하기도 하지만 표정들은 다 밝다.
아마 벌써 2주의 시간이 흘러서일지도 모르겠다.
1학년 신입생의 고민과 걱정 두려움은 물론 그것들을 잘 해결해 나가는 과정을 담은 책,
<학교 첫날인데...>는 딱 1학년 입학식 날 읽어주면 찰떡인 그림책이다.
교실을 못 찾을까 봐,
수업 중 오줌이 마려울까 봐,
엄마가 보고 싶을까 봐 걱정하느라 밤잠을 설치는 주인공의 모습이 너무 현실적이다.
같은 반 친구들의 모습을 동물로 비유해 등장시키는 장면도 좋았는데
그 동물들이 사실은 주인공 방 안에 있는 각종 캐릭터였던 걸 발견하고는
작가의 의도가 더 재미있게 느껴졌다.
이불의 사자, 원숭이 인형, 돼지 저금통, 동물백과 속 표범,
액자 속 코끼리, 베개의 토끼 그림 등 밤새 걱정하는 주인공의 마음을
다 들여다 본 동물들이 교실 속 친구들의 캐릭터였던 까닭이다.
먼저 손 내밀어준 짝꿍 토토 덕분에 두려운 마음이 사그라져 가고
아이가 접은 종이비행기를 서로 날리려다 다치는 상황이 발생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의 도움으로 잘 해결한다.
그리고 마침내 집으로 돌아갈 시간.
동물 모습을 했던 친구들은 모두 사랑스런 아이들 모습으로 돌아오고
주인공도 그때서야 엄마 곁에 서서 친구들을 향해 자신의 이름을 말한다.
엄마가 보고 싶다며 울었던 친구는 엄마를 꼭 껴안고 있는데도
아직 꼬리가 남아있는 걸 보니 아직도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나 보다.
두근거림과 떨림으로 첫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가
각양각색의 성격을 가진 친구들과 적응하며 용기내서 자신을 표현하기까지
하루의 시간이 주는 아이의 성장을 잘 보여주고 있는 책이다.
무엇인가를 새로 시작한다는 떨림의 순간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서로가 서로를 격려해 준다면 그 두려움이 별것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함께 나누는 사탕의 달콤함이 모두를 웃게하는 것처럼
힘찬 출발과 시작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우리 아이들을 열심히 응원한다.
책을 덮으며 다시 보게 된 표지 그림과 덜덜 떨고 있는 제목이
또 살짝 미소짓게 해주는 사랑스런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