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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와 도미노 ㅣ 알맹이 그림책 67
조우영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23년 11월
평점 :
#참새와도미노
#조우영_글_그림
#바람의아이들
좀 특별한 이야기를 담은 책, <참새와 도미노>를 만났다.
이 책은 2005년 네덜란드의 TV쇼에서 실제로 있었던 일을 모티프로 하고 있는데,
당시 방송국에서는 100명도 넘는 사람들이 두 달 가까이 고생을 해서
415만 개 이상의 도미노를 쌓는 엄청난 규모의 도미노 게임을 준비했다.
그 결과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었지만 이 거대한 도미노 쇼가 유명해진 이유는
신기록 때문이 아니고 전시장에 참새 한 마리가 들어왔다가
공기총을 맞고 비극적 최후를 맞았던 것 때문이었다.(출판사 소개 글)
이 사건을 기억하고 있던 작가는 이 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소개하고 있다.
도미노!
그 작은 조각들을 매만져 힘들게 세워두고
단 몇 초, 몇 분 안에 끝나버리는 이 놀잇감이
사회적인 이슈까지 몰고 왔다니 어떤 사연일까? 무척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 며칠을 꼬박 매달려 도미노를 세우며 상상한 것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촤르르르 넘어지며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겠지만
그 찰라에 도미노를 무너뜨릴 위기가 온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아마 자신들의 희망을 무너뜨린 그 누군가에게 할 수 있는 방법들을
최대한 동원해서 막을 것이다.
<참새와 도미노>의 참새가 바로 그 악역을 담당한 주인공이다.
도미노 놀이를 시작하려 할 그 순간,
열린 창문으로 들어 온 참새를 내쫓기 위해 자신들의 방법들을 동원해 보지만
참새가 출구를 찾지 못하자 도미노를 보호하기 위해 총을 쏘고 만다.
수 많은 사람들의 시간과 노력이 깃들인 도미노가
참새 한 마리의 목숨보다 중요하게 작용한 이유는
사람들의 노력이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앞섰기 때문일게다.
이 책에서의 결말은 실제 사건의 결말과는 다르게 끝나지만
그렇게 결말을 맺은 작가의 의도가 충분히 읽혀졌다.
열린 창문으로 하필 그 순간 참새가 들어온 일은 누가 잘못한 일이 아니다.
자연스럽게 벌어진 일,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는 일이지 않는가?
그런 상황에서 극단적인 선택으로 결말을 내는 게 아니라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새의 생명을 보존하는 결말이 아쉬워
작가는 참새가 떨어뜨린 꽃잎 하나가 아름다운 도미노 세상을 만들게 했다 보다.
참새에게도 빨간 도미노가 생겨 다행이라는 문장이 작가의 마음인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