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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산
고정순 지음 / 만만한책방 / 2026년 9월
평점 :
#흑산
#고정순_글_그림
#만만한책방
새까만 표지 그림이 제목과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이 그림이 연필과 지우개만 사용하여 그림 그림이라는 사실도 흥미로웠다.
서로를 ‘숨쉬듯’ 그리워하는 두 형제, 정약전과 정약용의 이야기가
역사책에서 친근함을 장착하고 나에게로 다가왔다.
흑산도와 강진을 오가는 서신 속에서 서로의 안부를 묻고 일상을 나누는
그 시간이 오늘날의 일상처럼 낯설지 않게 느껴졌다.
<흑산>에서 정약전은 흑산도를 품어가는 시간들이 외롭기도 했고, 무섭기도 했지만
결국 그 속에서 흑산도와 하나 되어 하루하루를 살아갔다.
그리고 마침내 자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자산어보’ 집필까지 마쳤다.
‘숨쉬듯’ 그리워만 하다가 끝내 만나지 못하고 이별을 했을 때,
떠나간 형의 마음과 남겨진 동생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생각하는 시간은
내게도 안타깝고 슬픈 마음으로 가득 찼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동생의 편지에 답장을 적은 이 서신은
동생을 걱정하는 형의 마음과 그리움,
자신과 삶을 나누는 흑산도 사람들의 순박함과 애정,
그리고 학자로서의 배움에 대한 정진을 당부하는 내용들로 가득 체워져 있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전에서 고정순 작가님을 만났을 때
‘숨 쉬듯 그립다’는 표현에 눈물이 났다.
24시간 내 온몸의 세포 안에서 누군가를 그리워 한다는 표현이
‘숨 쉬듯 그립다’는 표현이 아닐까?
누군가를 그렇게 그리워 한다는 사실이 애뜻함을 넘어 감동이었다.
세상과 단절된 검은 섬, 흑산도!
그러나 그 속에 감춰진 사람들의 마음 속에는
어둠을 지워내며 뽀얗게 숨쉬듯 내뿜는 그리움이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