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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진주 ㅣ 비룡소 창작그림책 84
허정윤 지음, 보람 그림 / 비룡소 / 2026년 4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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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해도 안 될 것 같고,
끝도 없는 땅굴을 파게 되는 날이 있다.
이럴 때 나의 시선을 살짝 돌림으로써 오히려 반전의 기회를 삼게 되는데
<불량 진주>들의 재탄생이 그런 의미로 다가왔다.
울퉁불퉁하고 옆구리의 구멍과 흠집 때문에 진주 목걸이도, 반지도 될 수 없는 불량 진주!
아무리 노력해도 쓸모없는 존재들이라는 생각에 마음까지 삐딱해졌다.
고개를 바짝 쳐들고,
한 손은 주머니에 넣고,
거만하게 걸으면서,
불량하게 말하는 거지.
검정 아이 라이너로 눈매까지 강조하고 나면 거리의 무법자가 되기 충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낮잠 한숨 자고 나니 불량 진주들이 단체로 민이의 손바닥 위에 있었다.
채반에 올려져 이리 구르고 저리 구르며 뽀얗게 씻기고 나니
불량 진주들이 모두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었다.
부드러운 수건으로 물기를 닦고 실에 꿰여 목걸이로 변신한 불량 진주들은
민이의 마음을 담은 엄마의 생신 선물이 됐다.
자신들의 가치를 몰랐을 땐 남들이 말하는 대로 불량 진주로 살아갔지만
정성을 담은 선물로 변신했을 땐 빛나는 자신들의 가치를 깨닫게 되어
서로를 더욱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존재들로 거듭났다.
자신의 가치를 발견했을 때 느끼는 자존감이 새로운 일을 시작할 밑거름이 되기도 하는데
불량 진주들처럼 자신들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존재임을 깨달았으니 더 반짝거릴 일만 남았겠다.
하나하나 낱개로 흩어졌을 때 별 볼 일 없던 불량 진주들이 하나로 뭉치니
목걸이도 되고 팔찌도 되고 반지도 되면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빛내는 모습이 사랑스러웠고 불량 진주 캐릭터들의 디테일도 보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