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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참, 미스터리
진수경 지음 / 봄개울 / 2025년 11월
평점 :
#거참_미스터리
#진수경_글_그림
#봄개울
#그림시집
“어쩐지 부끄러운 마음에 발로 썼다고 했지만,
그 발로 버티며 살아온 나날의 기록이기도 해요.
그러니 너무 진지하게 읽지 말고, 킥킥 웃어 주면 좋겠어요.”
진수경 작가님의 인스타 피드에 올라오는 ‘발로 쓰는 시’가 모여
<거참, 미스터리>라는 시집으로 세상에 나왔다.
작가의 말을 읽다가 위 표현이 있어 내가 너무 킥킥거리며 읽었나 싶은 마음도 있었다,
치열하게 하루하루 버티며 토해 낸 시어들을 너무 재미로만 받아들였다는 반성이다.
작가의 말부터 읽고 다시 펼쳐 본 시집 속에는 어쩐지
피드 속 같은 시가 시집 속 같은 시와 다른 느낌이 살짝 들기도 했다.
작가의 마음에 좀 더 빙의해서 읽어보자.
아이들이 개똥 밟을까 봐 걱정하시는 <흑색 어머니>는
아이들의 등하굣길 안전을 지키는 녹색 어머니와 비교하며 웃는다.
<관계자>에서 ‘관계자 외 출입 금지’와 ‘관계자 출입 금지’의 심오한 차이를 발견하며,
<마늘 챌린지> 속 가족들의 마늘 조공으로 명의 ‘알리신의 몸 소독’을 나도 받고 싶다.
<위기의 하루> 속 위기 상황은 어쩜 내 경험과 그리도 똑같은지,
<미스터리>의 미스터리한 일상도 정말 ‘거참, 미스터리’다.
그리고 2026년 새해 인사도 미리 정해졌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시를 그대로 전달하면 아주 멋진 새해 인사가 될 것 같다.
일상에서 건져낸 상황들을 재치와 유머로 승화시키고
따끔하게 일침도 가하는 작가님의 자칭 ‘발로 쓰는 시’들이
어느 날은 이 시로, 다른 날은 저 시로 빼꼼 말을 건네는
<거참, 미스터리>와 함께 남은 12월 함께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