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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배 - 미야자와 컬렉션 5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63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승민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5년 3월
평점 :
#돌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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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당
산속에 심겨진 돌배나무를 본 적이 있다.
초록빛과 노란빛이 섞여 있는 열매가 제법 맛있게 보여
따서 한 입 깨물었는데 내가 상상한 배 맛이 아니었다.
크기도 작았지만 맛도 부실했던...
그런데 먹지 않아도 맛이 느껴지고 풍경이 그려지는
<돌배>를 보니 실물보다 책이 더 좋아진다.
미야자와 겐지 작가의 단편 동화 <돌배>를
오승민 작가가 그림책 <돌배>로 새롭게 탄생시켰다.
칠흙같이 어두운 밤 달빛을 받은 계곡 강물 속과
달과 같은 노란빛의 돌배가 열린 강가의 돌배나무.
열 살 때 죽음의 고비를 넘긴 작가가
열두 살 때 만난 <돌배>를 통해
삶과 죽음이,
만남과 이별이 공존함을 깨닫고
슬픔의 강을 건너고 있는 이들에게
따뜻한 빛으로 위로의 마음을 담았다는 글이
이 책을 더 사랑하게 만든다.
포근해지는 오월의 계곡 바닥에서
두 마리의 게 형제들과 함께
나도 물속으로 비치는 노란 빛줄기에 감탄하며
카푸카푸 웃다가 생존의 현장에서 가슴 조린다.
차가운 십 이월의 계곡 속에서
달 같은 둥그런 돌배의 방문을 받은 우리는
모카모카 향기를 모으고 온기를 모아
흔들흔들 우리들의 삶을 이어 간다.
그저 오늘 하루를 살 수 있음에 감사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