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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많은 요리점 ㅣ 날개달린 그림책방 62
미야자와 겐지 지음, 김진화 그림, 박종진 옮김 / 여유당 / 2024년 1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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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전에 발표된 동화책이
다시 그림책으로 재탄생한 책이 있어요.
일본의 대표 작가 미야자와 겐지의 <주문 많은 요리점>이 그 주인공입니다.
잘 차려입은 젊은 신사 두 사람은 총을 둘러메고 산속으로 사냥을 떠납니다.
하지만 깊은 산속으로 들어갈수록 힘들기만 하고 사냥감은 없었지요.
함께 간 개들도 죽어버리고 두 신사도 이제 그만 집으로 돌아가고 싶어졌어요.
방향감도 잃어버리고,
바람에 웅웅 울어대는 나무 소리에 두려움에 가득 찬 두 신사 앞에
‘RESTAURRANT 서양요리점
WILDCAT HOUSE 살쾡이의 집’ 이라는 간판이 나타납니다.
그리고 시작된 새로운 주문들.......
이후에 이어지는 이야기의 전개는
‘어?
이거 정말이야?
이런 거였어?’로 이어지는 반전이 계속됩니다.
마침내 알아차린 ‘주문 많은 요리점’의 뜻!
자신이 가진 돈 자랑과 허세에 찌든 두 신사가
자연 앞에서 여지없이 당하는 모습을 통해
인간의 어리석음을 깨닫게 해줍니다.
계속 이어지는 주문을 자신의 언어로 해석해 나가는 모습이
어리석으면서도 섬뜩해지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자기의 틀에 갇혀 사느라 제대로 된 세상 읽기가 부족한 두 신사의 모습은
요즘 우리나라 정국에 비추어 볼 때 누군가가 떠올려지기도 했어요.
무한한 자연 앞에서 인간이 배워야 할 겸손은
자연과 인간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가며 살아가도록
평화로운 공생의 방법을 찾는 것일 것입니다.
인간의 욕심으로 자연을 짓밟지 않도록 살피고 또 살피며 발걸음을 내딛는 일이지요.
눈앞의 이익만 쫓아가다 보면 어느 순간 살쾡이의 얼굴을
내 얼굴 앞에서 맞닥뜨리게 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