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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어 ㅣ 풀빛 그림 아이
알리체 로르바케르 지음, 리다 치루포 그림, 이승수 옮김 / 풀빛 / 2024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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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잃었어> 라고 말하는 순간의 느낌은
가슴이 쿵 하고 내려 앉아요.
어디로 갈지를 몰라 멈춰버린 그 지점이 얼마나 막막하게 다가올까요?
우리가 느끼는 그 막막함을 길의 입장에서 서술해 낸 이 책을 읽으며 묘한 느낌을 느꼈어요.
글 작가님이 영화감독이라는데 그래서 더 극적인 장면들이 그려졌을까요?
표지에서 사람 얼굴을 하고 있는 길과 대화하는 아이의 모습이 그려진 그림은
마치 영화 포스터 같은 느낌이 물씬 풍겨왔어요.
길을 잃은 두 존재가 서로 바라보며 힘내라고 응원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장면들을 바라보는 우리의 입장은 두 존재가 마치 나인 것 같구요.
어디로 가야 할지도 모른채 좌충우돌, 우물쭈물하며 아무렇게나 구르기 시작한 서툰 길은
이래라저래라 요구하는 많은 것들을 들어주느라 지쳐 버렸어요.
우리의 인생길에서 이리 치이고 저리 치우며 살아내느라 지쳐 버린 내 모습이
이 서툰 길과 너무 닮아 있는 것같은 느낌이 자연스럽게 스며듭니다.
그래도 길을 다시 길을 내지요.
좁은 길, 고갯길, 고속도로, 휘기도 하고 포장하기도 하며
다시 길을 내며 달려가는 그 길에 응원하는 누군가가 함께 해준다면
그 길은 끝까지 갈 수 있을 거예요.
길을 잃은 두 존재가 서로를 응원하며 다시 힘을 내는 장면에서
우리는 힘차게 박수를 보냅니다. 나에게 보내는 응원도 포함해서요.
“괜찮아, 우리는 길을 잃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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