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와 초록색 병
아르투르 게브카 지음, 아가타 두덱 그림, 엄혜숙 옮김 / 천개의바람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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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초록색 병>,

천개의바람 신간 홍보 피드에서 이 책을 보고

이건 참**, 처음** 같은 초록병일까? 하는 궁금증이 첫 번째였고

가정폭력을 주제로 담은 책일까? 하는 궁금증이 두 번째였다.

첫 번째 짐작은 맞았고 두 번째 짐작은 딱히 그 주제는 아니었다.

 

이 책의 구성이 굉장히 독특했다.

초록색 표지와 면지는 이 책의 모티브가 된 소주병을 연상하기에 충분했고

아이의 입장에서 나레이션하는 부분과 나레이션 장면들을 표현한 그림들이

두세 쪽씩 이어지는 구성이 내용을 온전히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초록 물방울들이 점점 많아지다가 결국 온전한 초록색으로 지면이 꽉 채워진 후

문제가 해결된 장면에서는 초록은 온데간데 없고 순백의 지면에 나레이션이 채워진다.

페이지를 넘기며 초록 물방울들이 점점 채워져 감에 따라

긴장감도 고조되어 책 속으로 더 몰입하게 만든다.

 

이 책을 읽을 때 아이의 입장, 엄마와 아빠의 입장을

각각 느껴보려 집중하며 읽어보면 각각의 인물들이 더 가깝게 다가온다.

다정했던 아빠가 점점 술에 의존하며 다른 사람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무서운 아이,

가장의 역할을 담당하지 못한 남편으로 인해 자신의 어깨가 더 무거워지는 엄마,

인생이 내 맘대로 되지 않아 좌절할 때마다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술로 도피하는 아빠.

 

아이는 함께 블록 놀이 하던 아빠가 그립고

엄마는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아빠가 그립다.

그런 와중에도 아빠가 초록병을 바라보는 눈길은 점점 대담해진다.

결국 아빠가 그 초록색 병에 갇혀 버리고

그 병은 점점 자라 이웃집 천정을 뚫고 옥상까지 자란다.

술 취한 사람들이 이웃들에게 주는 피해를 표현한 문장임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이웃들의 권유로 상담사에게 전화를 하고

마침내 아빠는 상담사와 가족들의 도움으로 초록색 병을 탈출하게 된다.

 

무거운 주제이지만 그림을 뜯어보면 주인공들의 감정 표현이 잘 나타나 있다.

중독의 무거운 늪을 벗어나 다시 회복된 세 가족이 함께 추는 춤은

원래 이렇게 살아온 가정의 모습처럼 평화롭고 다정하기만 하다.

거친 폭풍우를 이겨내고 마침내 평온한 항구에 배를 대는 선장의 마음처럼

이겨내기 어렵다는 알콜중독자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돌보고 가족을 돌보기 위해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멋진 아빠의 모습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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