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함께 걸을까? - 2022 볼로냐 The BRAW Amazing Bookshelf 선정작 문지아이들
엘렌느 에리 지음, 유키코 노리다케 그림, 이경혜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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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을 좋아한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겠지만...

2의 직업을 택하라고 한다면 선택지 중의 하나가 플로리스트다.

꽃을 만지고 조화롭게 다듬어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은

얼마나 창의적이고 낭만적인가?

실제로 꽃집을 운영하는 분들을 가까이서 보면 사실 중노동이기도 하지만

<우리, 함께 걸을까?>의 주인공 오르탕스 부인은 완벽한 내 이상형이다.

 

사람들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오전 내내 혼자서 꽃다발을 만드는 일을 하다가

오후가 되면 산책을 나가는 일이 일상인 오르탕스 부인이다.

산책을 할 때도 주변 풍경에는 관심없고

자신이 만든 상상 속 꽃밭에서 다양한 꽃들과 어울린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가 자신을 따라오는 듯한 느낌에

뒤돌아보니 작은 개 한 마리가 오르탕스 부인을 따라오고 있다.

그리고 노부인의 바구니 속에서 발견한 튤립과 파의 조화로움은

오르탕스 부인의 세계를 깨뜨려 버렸다.

꽃다발에 채소의 조합은 상상도 못했던 일인데

의외로 신선하고 색다른 느낌의 꽃다발이 되었으니까...

 

그 이후부터 조금씩 주변 세상을 향해 마음 문을 여는 오르탕스 부인은

한 곳에서 매여있으며 소통하길 원하는 여러 개들과 함께 산책을 계속 한다.

처음 만났던 작은 길동무, 필레몽, 시시, 쥐스탱, 루루와 로라, 가스통을 앞세우고

뒤에서 조용히 따라가며 꽃과 다양한 자연물로 엮어 낼 꽃다발을 상상하는 것은

즐겁고 활력을 주는 일이다.

 

오르탕스 부인의 수국화원이 날마다 새로운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손님들로 넘쳐났던 이유는 저마다의 개성을 갖고 있는 산책 동무들을 통해

새로운 영감을 얻고 그 주인인 이웃들과 소통하며 새로운 관계들을 만들어 갔기 때문이다.

 

혼자였던 오르탕스 부인이 함께로 나아가는 내용도 좋았지만

수국화원과 공원에서 내가 함께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그림도 너무 멋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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