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으로 가는 여정 노란상상 그림책 105
표현우 지음 / 노란상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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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가는여정

#표현우__그림

#노란상상

 

내가 살던 곳은 사라졌다.’

<집으로 가는 여정>의 첫 문장이다.

 

이 책은 여러 재개발 지역을 답사하며 수집한 내용을 바탕으로

소외되고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섬세한 펜화로 표현해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재개발 지역에 살다가 하루아침에 떠돌이가 되어버린

길냥이의 시선을 따라가며 만나는 도시의 뒷골목 풍경은 정겹기만 하다.

무채색으로 그려진 풍경이 펜화의 섬세함으로 말미암아

쓸쓸함을 배가시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하나둘씩 무너져 내리는 집들 속에서도 작고 가녀린 새 생명은 태어나고

돌볼 수 있음이 다행인 냥이의 마음엔 사랑이 가득하다.

그리고 시작된 동행.

 

사람들이 떠나간 요새를 차지한 동족들은

매서운 눈빛으로 한구석 내어줄 생각이 없고,

결국 둘만의 보금자리를 찾아 길을 떠나지만

먹이도 부족하고 휘몰아치는 눈바람을 견디기엔 역부족이다.

함께 하지 못함에 미안함만 가득 차고

다시 혼자서 길을 나서는 길냥이의 모습 속에서

사라져 버린 것들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과 아쉬움이 뒤섞인다.

 

추운 겨울,

우리 사람들의 세상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

빽빽한 빌딩 숲속에서 살지만

뒤편에 펼쳐진 어렵고 아픈 사람들의 보금자리에 관심조차 없는

그런 세상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나의 작은 온기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그래도 같이 갈거야?”라고 말 건넬 수 있는 온기가

나에게 남아 있는지 내 자신에게 자꾸 되묻게 되는 시간이다.

한 해의 마지막에서 나의 일 년은 어땠는지 돌아보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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