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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 나무 ㅣ 풀빛 그림 아이
석양정 지음, 조영지 그림 / 풀빛 / 2023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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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익은 재개농이 그려진 표지만 보고도 내용이 짐작이 갔던 책,
<할머니 나무>는 예상대로 포근하고 따뜻한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했다.
석양정 작가의 할머니로부터 이 책이 시작됐다고 한다.
뜨개실로 아이들 스웨터며 장갑이며 목도리를 손수 짜 입혔던 할머니는
이제 노년의 고단한 몸을 누이며 주변의 일상적인 물건들을 뜨개실로 연결해 놓았다.
굳이 일어서지 않아도 누워서 당기면 사용할 수 있도록...
보청기가 사라져 대바늘로 자개장 아래를 훑으니 걸려 나오는 게 또 뜨개실이다.
실을 감으며 바라본 자개농 구멍에서 빛이 쏟아져 들어오고
그 빛을 따라 들어가는 할머니......
할머니의 인생이 한올한올 짜아 올린 목도리, 장갑 속에 담겨
꽃피는 봄도 만들었고 태풍 몰아치는 여름도 담았으며
기쁨 가득한 가을과 단단한 나이테를 만들어 가는 겨울도 지나게 했다.
그리고 한코한코 연결된 뜨개실은 사랑하는 가족들에게 가 닿아
따숩게 몸과 마음을 데워주었고, 그 온기로 쑤욱쑤욱 자라게 했으니
할머니 손끝에서 얼마나 많은 열매가 맺혔을지는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 할머니의 단단한 중심이 자손들 대대로 깊이 뿌리 내리고,
어느 날 홀가분하고 하늘로 소풍을 떠날 때
그 열매들은 또 다른 꽃과 열매를 피우며 그 뿌리를 지켜가는 힘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흘러가는 이치를 다시 깨닫고 돌아보게 한다.
우리 엄마, 아빠들의 삶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기에
이 책을 읽고 나면 부모님께 전화하고픈 마음이 생기는 책이었다.
할머니의 이미지처럼 포근하고 따뜻한 그림과 자개농을 보면 떠오르는 추억,
그리고 뜨개실이 전해주는 그 느낌을 오래 기억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