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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이나요?
발레리아 마리 지음, 프란시스카 데 라 세르다 그림, 김정하 옮김 / 모래알(키다리)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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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반려 동물들과 함께 살고 있지요.
얼마 전 티비에서 ‘캐나다 체그인’이라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었어요.
유기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이효리씨와 동료가 그동안 해외 입양을 보낸
강아지들을 찾아 방문하는 일정을 담은 프로그램이었어요.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몇 년이 지난 주인을 알아보고 반가워 어쩔줄 모르는
강아지들의 모습에 감동받아 눈물을 흘리며 봤던 기억이 납니다.
이효리씨와 강아지들의 모습은 인간과 동물의 모습을 넘어 따뜻한 한 가족을 만나는 느낌이었어요. 그만큼 서로가 마음을 다해 교감했었다는 증거겠지요.
<우리가 보이나요?>에는 태어나자마자 크리스마스 선물이 되어버린 코코의 이야기가 나와요.작고 귀여운 모습의 코코는 실내에서 사랑받으며 자랐지만
새로운 아기 가족이 태어나면서 더 이상 사랑받는 존재가 되질 못했어요.
덩치도 커지고 손도 많이 가고 무엇보다도 태어날 아기에게 위험한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정원으로 쫓겨나게 된 신세가 되었지요.
다시 실내 진입을 위한 코코의 갖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코코는 결국 묶임을 당하고 말았어요.
다시 크리스마스가 되고 도시의 하늘에서 터지는 불꽃놀이 소리에 놀라
코코는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고 무작정 달렸고 유기견 생활이 시작됐어요.
그리고 또 다른 유기견 친구 미니나와 코코는 어느 날 새로운 주인을 만나 레온과 라이카로
새로 태어나지요.
처음 반려동물을 맞이할 때의 마음이 이어지지 못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달리는 차창 밖으로 던져진 미니나의 마음은 얼마나 충격적이었을까요?
새로운 동네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로워하는 여자아이에게 살아갈 힘은 무엇이었을까?
관심받지 못하는 존재들을 ‘보이지 않는 점’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의도는 무엇이었나?
<우리가 보이나요?>를 읽으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다정하고 따뜻한 마음으로 다가서고
보이지 않는 점들이 다시 살아나도록 힘을 주는 것은 바로 관심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무례하고 일방적인 호기심이 아니라 조용히 바라봐주고, 천천히 다가가 마음을 나누는
관심이 외롭고 쓸쓸한 세 존재를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하나되게 하는 힘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게 해요.
마지막 면지에 나온 여자 주인 아이의 스웨터와 두 강아지의 산책용 목줄이 나란히 걸려있는
모습이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책이에요.
우리 주변에서 ‘보이지 않는 점’을 발견해내는 눈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