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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나의 꾸러기 ㅣ 우리학교 그림책 읽는 시간
지라우두 아우베스 핀투 지음, 김용재 옮김 / 우리학교 / 202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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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라임 오렌지나무]보다 더 많이 읽힌 책이라는 소개가 눈길을 끌었다.
그리고 냄비를 뒤집어쓰고 아빠 양복에 구두까지 신고서 미소 짓고 있는 아이의 표정이
딱 ‘꾸러기’ 같은 책 <안녕? 나의 꾸러기>를 읽으며 잠시 나의 어린 시절과
내 아이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릴 수 있었던 시간을 보냈다.
오늘 아침 현관에서 만난 재훈이는 뭔가 신기한 사실을 알기라도 한 듯 내게 말을 걸었다.
“제가 옛날에는 키가 이정도였대요.(자신의 무릎 가까이에 손을 대고서)”
“그렇지. 그 땐 재훈이가 아기였을 때였구나.”
“믿어지지 않아요. 제가 이렇게 작았다니요.”
“옛날 사진 보고 왔니?”
“네. 옛날 사진 보고 신기했어요.”
“앞으로 재훈이가 오늘을 신기해 할 날이 올거야. 오늘도 즐겁게 보내라~~~.”
재훈이가 자신의 어릴 때의 모습이 신기했듯이 우리 모두도 어린 시절을 생각하면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그립기도 한 시간들일 것이다.
지금 생각하면 엉뚱하고, 유치하기도 한 일들도 많았지만 그때는 그게 최선이었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옛날 앨범 속에 숨어 있던 기억들을 하나씩 꺼내다 보면
가끔은 그 시절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그 시간들이 모여 지금의 내 모습을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소중하기만 하다.
“개구쟁이라도 좋다,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라는 광고 카피처럼 아이들은 걱정 근심없이
마음껏 뛰어노는 게 정상이다.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자연을 벗삼아 친구들과 놀았던
우리들은 모두가 ‘장난 꾸러기’들이었다. 오디를 따서 먹고 나면 입 주위는 온통 푸르뎅뎅했고
마음 앞 냇가는 최고의 놀이터였다. 추수하고 난 논에 세워둔 짚단은 동굴도 되었고 푹신한 방방도 되었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요즘 아이들은 좀 안쓰럽기도 하지만
요즘 아이들은 요즘 아이들만의 방식으로 어린 시절을 즐기고 누릴 것이다.
책 한 권을 읽고 나니 잠시 속절없이 타임머신을 타고 몇 십년을 여행하고 온 기분이 든다.
‘어린이’ 시절이라 이해되고 용서되고 용남되었던 시간들.
그리고 말썽마저도 귀여움으로 탈바꿈 시킬 수 있었던 시간들.
어느새 난 그 시절을 지켜볼 수 있도록 손주가 기다려지는 시간을 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