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오월의 딸기 우리 작가 그림책 (다림)
윤미경 지음, 김동성 그림 / 다림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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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지, 딸기가 단디 하나도 안 달어요.”

올해 딸기는...울음소리가 들어서 근갑다.”

 

어린 딸과 나누는 아버지의 대화가 심상치 않다.

딸기에 울음소리가 들어 있다니...

<그 오월의 딸기>의 내용은 1980년 광주의 5월 항쟁을 소재로 그린 그림책이다.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 달고 맛있는 딸기와 빗대어 5월 항쟁을 얘기한다.

 

책의 아래쪽으로는 빨갛고 탐스러운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지만

위쪽에서는 5월 항쟁의 모습들이 이중으로 표현되어 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훔쳐서 먹을 정도로 맛있던 딸기가 하나도 달지 않았던 해,

많은 사람들의 억울하고 비통한 울음을 담아 빨간 빛깔과 단맛까지 잃어버린 딸기가

힘없이 쓰러져간 시민들의 모습이었음을 말해주는 것 같아 마음 아픈 이야기였다.

 

몇 년 전 광주 항쟁에 관련된 연수를 진행하며 5.18 묘역을 참배하고

그곳에 잠든 평범한 시민들의 사연을 들은 적이 있다.

설명하는 선생님도 울먹이시고 듣던 우리들도 눈물 흘렸던

다양하고 안타까운 사연들은 한 지도자의 욕망과 잘못된 판단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만들어냈는지를 실감나게 경험하는 시간이었다.

 

하얀 딸기꽃을 피우며 달디 단 열매로 익을 희망을 품고 일상을 살아가던 사람들에게

탱크가 진입하고 진압봉과 총칼을 든 군인들의 침입은

시민들의 일상을 깨버린 전쟁 같은 열흘이었다.

그리고 그 시간 동안 도난, 무단침입 및 탈취 사건 하나 없이 시민군을 응원하며

양푼의 주먹밥을 나눴던 광부 시민들의 모습을 전해 들었을 땐 소름이 돋기도 했었다.

 

대화와 타협은 사라지고 정쟁만 가득 찬 우리나라의 현실이

답답하고 희망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은 시기에 이 책을 만나

몇 년 전의 감동과 함께 읽었다.

가슴 아픈 이야기지만 전남 도청 광장을 가득 메웠던 시민들의 함성이

이 나라를 다시 깨울 수 있길 소망하며 5월엔 꼭 한번 만나보길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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