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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 - 2023 학교도서관저널추천도서, 2022 CLLIP 카네기 메달 후보, 2022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후보, 2023 올해의 환경책 ㅣ 모두를 위한 그림책 65
아민 그레더 지음, 황연재 옮김 / 책빛 / 2023년 3월
평점 :
아민 그레더의 <유산> 표지에 등장하는 세 남자들의 표정이 무겁다.
전작 <다이아몬드>에서는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하는 여인 모습이 표지 그림이었는데
작가 특유의 목탄화가 무거운 이슈들의 무게감을 더해주는 것 같다.
<유산>, 책 표지 그림과 제목만 봤을 땐 흔히 생각하는 그 유산을 생각했다.
부모님이 남겨 준 유산을 자식 셋이서 서로 욕심내는 분위기로 짐작했다.
하지만 반전의 내용으로 뒤통수를 맞은 것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좀 더 편리하고 좀 더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들을 주문하느라
우리의 터전인 지구가 앓고 있는 몸살을 생각해보고
영원히 후손들에게 남겨 줄 진정한 유산이 무엇인지를
무언의 그림으로 말해주고 있는 이 책을 보고 역시 아민 그레더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든 것이 너희들의 것이 될 테니 더욱 빛내고 번창시키도록 해라.”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유언에 따라 세 아들은
기술 개발과 현대화로 사업을 확장 시키고 이윤과 배당금 등을 나눌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아버지의 그늘을 벗어나 세계로 자유롭게 여행 다니며
점점 병들어 가는 지구의 아픔을 공감했던 여동생이 돌아왔다.
그리고 오빠들과 여동생의 서로 다른 해석을 끌어내는 아버지의 유언.
발전된 문명사회를 누리며 호의호식하던 오빠들이 생각한 아버지의 유언은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예전처럼 개발하고 확장하는 방법으로 사업을 키워가는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여동생은 세계 곳곳을 다니며 개발과 현대화라는 명목 아래 아프고 병들어 가는 지구의 참혹한 모습을 보았기에 오빠들의 의견에 동의할 수가 없다.
여동생이 오빠들에게 건네는 “다시 생각해보자.”라는 말 한마디는
사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던진 말이겠구나 싶었다.
우리가 후손들에게 남겨 줄 진정한 유산의 의미가
부자로 사는 것, 편리한 것, 맛있는 것, 성공하는 것 등의 것들뿐일까?
우리는 가끔 잘 사는 것과 부유하게 사는 것을 혼동하며 사는 것 같다.
부유하지만 잘 살지 못하는 삶이 있고 가난하지만 잘 사는 삶도 있다.
그 선택은 우리 스스로 하는 것이며 결과에도 우리가 책임을 져야만 한다.
우리의 다음 세대가 잘 살아갈 터전을 만들어 주는 것,
그것은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오염으로부터 지구를 보존해 주는 것이고
어른들이 남겨 줄 가장 큰 <유산>임을 말하고 있는 이 책의 메시지가 묵직하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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