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을 내밀었다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117
허정윤 지음, 조원희 그림 / 한솔수북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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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외면하고 싶은 문제들을

자신만의 시선으로 풀어내는 허정윤 작가님과

주제 의식을 단순하고 강렬한 그림으로 표현하는 조원희 작가님의 작품

<손을 내밀었다>를 읽으며 받은 느낌을 적어본다.

 

전쟁이 일어났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들은 서로를 찾는다.

폭탄이 떨어지는 순간의 긴박감이 그대로 전해지는

빨간 바탕을 가득 채운 그림 속 인물이 외치는 말, “뛰어!”

그리고 차가운 표정의 무장한 군인들과 철조망.

 

2023년 여전히 지구 한쪽에선 전쟁이 계속 되고

매일 셀 수 없이 많은 난민들이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강제 실향민의 약 41%18세 미만의 아동이라고 하고

난민이라는 이름으로 지구의 반 바퀴를 돌며 정착한 곳을 찾고 있다고 한다.

 

앞 뒷표지 가득 연결되어 그려진 잠자듯 누워 있는 난민 소녀의 모습은

티비에서 보았던 시리아 난민 아이의 모습과도 겹쳐 보였다.

그 소녀는 끝내 목숨을 잃었지만 이 책의 결말은 희망적이다.

누군가가 바닷가에 쓰러진 이 소녀를 안고 돌아가고

차가운 철조망에도 구멍이 나 있으니 말이다.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누군가가 자신의 이름을 물었을 때

자신의 이름조차 기억나지 않을 정도의 패닉상태를 겪은

아이들이 얼마나 무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지 걱정되고 마음이 아팠다.

 

이 책의 문장 중에서 마음을 아프게 했던 문장들을 적어본다,

 

[마을도 집도 가족도 꿈속에서만 볼 수 있었다.

다시 그때로 돌아갈 수 있을까?]

 

[넘을 수 없는 철조망 사이로 손을 내밀었다.

철조망에 구멍이 나기를 기도했는데,

발을 감싼 비닐봉지에 구멍이 났다.]

 

가슴 절절한 고통으로 우리에게 내밀었던 그들의 손을 잡아주고

아직 두려움으로 손조차 내밀지 못한 그들에게 우리가 손을 내밀 시간이 된 것 같다.

그 시간임을 알리기 위해 이 책을 쓰신 두 작가님께 감사한 마음이다.

또 전쟁과 고통 속에서도 견디며 삶을 살아내고 있는 난민들의 강인함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며 응원하게 되었다.

 

<손을 내밀었다> 출간 북토크에서 허작가님을 통해

책 한 권 속에 작가의 고민과 주제에 대한 많은 공부가 담겨있음을 깨달았다.

마음을 다해 이야기 속 대상과 맞닿도록 하는 것,

이것이 진심임을 보여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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