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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와 고슴도치의 오늘도 좋은 날♥ ㅣ 어린이문학방 저학년 6
하라 마사카즈 지음, 이시카와 에리코 그림, 신명호 옮김 / 여유당 / 2022년 10월
평점 :
생김새도 성향도 전혀 다른 사람끼리 친구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면
둘이 어떻게 친구가 됐을지 궁금해진다.
포실포실 보드라운 털을 가진 토끼와
뾰족뾰족 가시투성이인 고슴도치가 만나
우정을 나누는 그림책 <토끼와 고슴도치의 오늘도 좋은 날>은
표지의 빨강과 초록이 주는 산뜻함까지 더해 기분 좋게 하는 책이다.
앞면지부터 뒷면지까지 이어지는 토끼와 고슴도치의
호두껍질 실 전화 통화 모습은 이 책의 사랑스러움을 더해 준다.
주인공 고슴도치와 토끼는 자존감 뿜뿜한 친구들이다.
자신의 몸에서 빠진 가시와 털이 쓸모 있음을 자랑하며
가시와 털을 융합시켜 만든 바늘꽂이와 시침바늘은 곧 히트 상품이 된다.
호두껍질로 실 전화를 만들어 각자의 집으로 돌아가면서
목소리가 잘 들리는지 테스트하며 자신의 마음을 담은 말을 고백하기도 한다.
“친구가 되어 줘서 고마워!”
“고슴도치야, 네가 좋아.”
그리고 토끼의 말을 놓치고 싶지 않아 발길을 돌려
토끼의 집 쪽으로 거리를 좁혀오는 고슴도치의 행동이 귀여우면서도 감동을 준다.
상대방에게 귀를 기울이고 곁을 내어주는 행동은
서로 소통하기 더 쉽다는 걸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것저것 하나도 되는 게 없는 날이라고 느낀 고슴도치에게
“제일 신나게 웃었던 일을 생각해 봐,”라는 조언으로
고슴도치의 징크스를 깨버리는 토끼는 어찌나 쿨내 나는지...
그리고 징크스로 여겼던 일들이 징크스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새로운 상황을 통해
좀 더 긍정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이끌어내 주기도 한다.
표지의 화려한 색감과는 달리 펜 드로잉으로 담백하게 그려진 그림은
오히려 주인공들의 귀여움을 살려주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고슴도치와 토끼의 일상을 통해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에게까지도
상대방을 세워주며 함께 사는 지혜를 자연스럽게 알게 해주는 이 책을 읽고
나도 오늘 누군가에 토끼처럼 말해봐야겠다.
“이것 봐, 네 덕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