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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 - 2023년 1차 문학나눔 도서 선정 ㅣ 향긋한 책장 3
최은영 지음, 오승민 그림 / 시금치 / 2022년 12월
평점 :
나는 여행지에서 기념품을 고를 때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그 지역의 특징을 표현한 다양한 냉장고 자석을 구입하는 경우가 제일 많다.
부피도 작고 비교적 가격도 저렴해서 여러 모양의 디자인을 고를 수 있어서 좋다.
<안젤로와 곤돌라의 기나긴 여행>은 이탈리아를 여행한 여행객이 구입한
천사 머그컵 ‘안젤로’와 곤돌라 냉장고 자석인 ‘곤돌라’가 주인공이다.
처음에는 예뻐서 구입해 와서 주인의 사랑을 듬뿍 받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새 잊혀지면서 먼지는 쌓여가고 지저분한 모습으로 변해간다.
고향이 그리워진 안젤로와 곤돌라는 긴 여행을 떠나 온 고향으로
다시 긴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탈출하다가 안젤로의 손잡이가 깨지고 만다.
쓰레기통에 담긴 안젤로와 곤돌라는 이탈리아의 고향 바다로 돌아갈 수 있을까?(생략)
이 책은 우리가 쉽게 선택하는 기념품들이 결국 어떤 모습으로 남게 될까?를 생각해 보게 하고, 우리의 사소한 소비활동이 결국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를 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꼭 필요한 물건도 아닌데 기념으로, 예뻐서, 그냥 갖고 싶어서 사가지고 왔던 많은 물건들이 지금 어디에서 잠자고 있더라?를 누구나 한 번쯤 할 것 같은 책이다.
미니멀리즘을 꿈꾸지만 내겐 너무 어려운 일인데 내가 구입한 물건들의 최후가 쓰레기로 변해 환경을 오염시키고 결국 다른 생물들의 생명까지 빼앗는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결말이 나의 소비형태를 되돌아보게 했고 마음도 가볍지 않았다.
기념품을 사지 말자는 주제가 아니라 소비활동을 할 때 좀 더 고민하고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 꼼꼼히 따져보는 태도가 중요함을 말하고 있는 이 책 덕분에
나도 앞으로 기념품이나 물건들을 구입할 때 내가 오래 잘 쓸 수 있을지,
기념품이 용도대로 잘 쓰일 수 있을지를 한 번 더 고민하게 될 것 같다.
자연과의 조화, 환경을 생각하고 삶의 태도에 대한 철학척인 고민을 담은
시금치 출판사와 잘 어울리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